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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01_마태복음_성화와 함께 읽기(Visio Divina)

마태복음 제17장③_성전세를 내시다

by 적아소심 2023. 6. 28.

마태복음 17:22-27

 

죽음과 부활을 다시 이르시다(9:30-32; 9:43 -45)

22 갈릴리에 모일 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인자가 장차 사람들의 손에 넘겨져 23 죽임을 당하고 제삼일에 살아나리라 하시니 제자들이 매우 근심하더라

Jesus Again Predicts Death, Resurrection (Mark 9:30-32)

22 And while they abode in Galilee, Jesus said unto them, The Son of man shall be betrayed into the hands of men: 23 And they shall kill him, and the third day he shall be raised again. And they were exceeding sorry.

 

성전세를 내시다

24 가버나움에 이르니 반 세겔 받는 자들이 베드로에게 나아와 이르되 너의 선생은 반 세겔을 내지 아니하느냐 25 이르되 내신다 하고 집에 들어가니 예수께서 먼저 이르시되 시몬아 네 생각은 어떠하냐 세상 임금들이 누구에게 관세와 국세를 받느냐 자기 아들에게냐 타인에게냐 26 베드로가 이르되 타인에게니이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그렇다면 아들들은 세를 면하리라 27 그러나 우리가 그들이 실족하지 않게 하기 위하여 네가 바다에 가서 낚시를 던져 먼저 오르는 고기를 가져 입을 열면 돈 한 세겔을 얻을 것이니 가져다가 나와 너를 위하여 주라 하시니라

The Temple Tax

24 And when they were come to Capernaum, they that received tribute money came to Peter, and said, Doth not your master pay tribute? 25 He saith, Yes. And when he was come into the house, Jesus prevented him, saying, What thinkest thou, Simon? of whom do the kings of the earth take custom or tribute? of their own children, or of strangers? 26 Peter saith unto him, Of strangers. Jesus saith unto him, Then are the children free. 27 Notwithstanding, lest we should offend them, go thou to the sea, and cast an hook, and take up the fish that first cometh up; and when thou hast opened his mouth, thou shalt find a piece of money: that take, and give unto them for me and thee.

제임스 티소, 사도들에 대한 권고 (James J. Tissot, ‘The Exhortation to the Apostles, 1886-94)
 

예수님과 제자들은 다시 갈릴리로 돌아왔습니다. 변화산과 산 아래에서 귀신 들린 아이를 고치시고 바로 갈릴리로 떠났습니다. 그 기간 동안의 여행은 두로와 시돈 해안으로 갔을 때(마 15:21)와 같이 주님의 사역과는 무관한 여행이었던 것 같습니다. 예수님은 변화산을 떠나 갈릴리로 가실 때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으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다시 한번 죽으심과 부활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주님께서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제자들을 따로 불러 데리고 다니시며 다가올 수난에 대해 더 자세히 계시함으로써 제자들을 집중적으로 훈련시키신 것입니다.

 

그러나 변화산에서의 예수님의 변형사건 이후에 두 번째로 예수님의 죽으심과 부활에 대해 예고하심으로 제자들은 커다란 부담과 두려움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우리말 성경에는 명확하게 표현되지 않았으나 영어성경에서는 betrayed into (헬라어 παραδίδωμι 파라디도미)라고 표기함으로써 주위의 가까운 사람의 배신에 의해 넘겨진다고 하였기 때문에 제자들 입장에서는 무척 충격적이고 당혹스러운 말씀이었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제자들은 매우 근심하였습니다(23). exceedingly sorry 즉, 지극히 슬퍼하였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마가복음에서는 제자들이 말씀을 깨닫지 못하고, 묻기도 두려워하였다고 했습니다(막9:30-32)

 

9:30-32 그 곳을 떠나 갈릴리 가운데로 지날새 예수께서 아무에게도 알리고자 아니하시니 이는 제자들을 가르치시며 또 인자가 사람들의 손에 넘겨져 죽임을 당하고 죽은 지 삼 일만에 살아나리라는 것을 말씀하셨기 때문이더라 그러나 제자들은 이 말씀을 깨닫지 못하고 묻기도 두려워하더라

 

누가복음에서는 ”이 말을 너희 귀에 담아 두라“는 엄숙한 말씀을 덧붙여 예수님의 죽음에 대한 두 번째 예고(발표)가 제자들의 생각에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그들이 들은 말씀은 이전과 같았지만, 그 반복으로 인해 그것이 단순한 죽음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해 주었고, 제자들은 큰 부담으로 인해 더 이상 질문조차도 하지 못하였습니다.

 

9:43a-45 그들이 다 그 행하시는 모든 일을 놀랍게 여길새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이 말을 너희 귀에 담아 두라 인자가 장차 사람들의 손에 넘겨지리라 하시되 그들이 이 말씀을 알지 못하니 이는 그들로 깨닫지 못하게 숨긴 바 되었음이라 또 그들은 이 말씀을 묻기도 두려워하더라

 

마가복음과 누가복음은 제자들이 이 말씀을 이해하지 못하였고, 말씀을 숨겨 두었기 때문에 예수님께 묻기를 두려워했다고 덧붙였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그들은 예수님에게 매우 강한 애착을 가지고 있었고, 예수님이 곧 그들을 떠날 것이라는 예고에 대해 매우 근심했습니다(exceedingly sorry)(마17:23b)). 그들은 예수님이 이러한 방식으로 고난 당하시고 영광의 부활을 하신다는 것을 무척 느리게 그리고 마지못해 받아들였습니다.

 

둘째, 그들은 기꺼이 믿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이 메시아라는 것을 알았지만, 그분이 하나님의 아들로서 이스라엘 왕국을 회복시킬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행1:6). 그러나 예수님이 원수들의 손에 배신당하고 죽임을 당하는 것은 이 모든 기대를 좌절시키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셋째,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은 충분히 분명했지만 그들은 그것을 이해하지 못했고, 어떻게 예수님이 메시야이면서도 이런 식으로 죽임을 당할 수 있는지 알 수 없었으며, 부활할 때까지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우리도 삼위일체 하나님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삶의 여러 부분에서 오해가 생기고 자기 생각에 미혹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게 될 때 깊은 성찰과 회개로 인한 변화가 얕아 믿음이 성장하지 못하고, 풍성한 성령의 열매를 맺지 못하여 삶에 기쁨과 평화가 없게 됩니다. 귀가 열리고 마음이 열릴 때 하나님의 말씀이 이해가 되고, 말씀의 세계, 영의 세계에 들어가게 되고, 말씀과 성령님과 함께 하는 삶의 깊이에 들어가게 됩니다. 또한 그 반대로 우리가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받고 말씀을 깨닫게 될 때 서서히 귀가 열리고 마음이 열려 말씀(성령)으로 인한 기름부으심이 충만하게 됩니다.

 
마싸시오(1401-1428), 성전세, 1426-1427년 사이 [Masaccio(1401–1428), The Tribute Money, 1426-1427, Santa Maria del Carmine]

가운데에 예수님을 중심으로 중앙 왼쪽에는 제자들이, 중앙 오른쪽에는 성전세를 받으러 온 사람들이 있습니다. 예수님이 오른손으로 베드로를 가리키며 뭔가 지시를 하십니다. 그리고 베드로는 가장 왼쪽인 바다에 가서 물고기 입에서 동전을 꺼내어서 그림의 가장 오른쪽으로 가서 성전세를 주고 있습니다.

야콥 요르단스(1593-1678, 벨기에), 물고기 입에서 성전세 돈을 찾는 사도 베드로, 1616-34년경 (Jacob Jordaens (1593–1678), The Apostle Peter Finding the Tribute Money in the Mouth of the Fish, circa 1616-34)
 

조그마한 고기배에 사람들이 잔뜩 타고 있습니다. 아마 예수님 주변에 있던 다른 제자들과 무리들은 예수님과 성전세를 받는 종교지도자들의 대화를 들었을 것입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말씀대로 정말 물고기 입에서 한 세겔이 나오는지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목동들도 소와 나귀를 데리고 타고, 어린아이와 아낙네들도 탔습니다. 오른쪽에는 베드로가 오른손에는 낚시대를 잡고 있고, 왼손으로 물고기를 잡아 올리고 있습니다. 옆에 있는 사람들은 잔뜩 기대하는 모습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얼마나 가슴이 떨릴까요? 물고기 입에서 한 세겔이라는 큰 돈이 나올까요?

어거스틴 튕거, 물고기 입에서 나온 동전으로 성전세를 내는 베드로, 1486 (The Apostle Peter paying the temple tax with a coin from the fish's mouth, by Augustin Tünger, 1486)
조지 헤이터(1792-1871), 물고기에서 발견한 은 동전으로 공물(성전세)을 내는 베드로(1817) [George Hayter(1792–1871), Saint Peter Paying the Tribute With a Piece of Silver Found in a Fish (1817)]
 

위 그림에서 성전세를 내는 베드로의 모습은 매우 여유롭고 넉넉한 표정입니다. 반 세겔이 이틀의 노동자 인건비 금액이면 한 번에 납부하기에는 쉽지 않은 돈인데, 독촉하자마자 바로 성전세를 내는 베드로의 모습이 당당해 보입니다. 베드로의 왼손에는 물고기가 쥐어져 있고, 오른손에 동전을 손가락으로 잡고 그 돈의 출처를 얘기하는 듯 합니다. 왼쪽의 사람은 물고기를 가리키며 ”물고기 입에서 한 세겔이 나왔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는 군인과 종교지도자들은 매우 놀라는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군인이 있는 것으로 보아 성전세를 받으러 돌아다니는 종교지도자들이 현금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인 듯 합니다.

 

유대인 성전은 고대 유대인들의 성지 순례의 중심지였습니다. 예배의 형태는 헌물, 주로 동물 희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모든 남성이 의무적으로 바쳐야 하는 또 다른 헌물이 있었으니 바로 성전세(헌금)이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생명의 속전을 성소의 세겔대로 반 세겔씩 바쳐야 했고, 이것을 성막 봉사에 쓰게 하였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드리는 생명의 속전은 죽음에서 구원하여 주신 은혜에 감사하는 뜻에서 드려지는 헌금이었습니다(출30:13-16; 38:25). 열왕기하12:5-17과 느헤미야10:32-33을 보면 성전세는 인구조사 때뿐만 아니라 매년 납부한 것으로 보입니다. 탈무드의 셰칼림에 따르면, 성전세는 유대인의 축제 중 하나인 유월절, 오순절 또는 초막절에 징수되었습니다. 1세기에 1세겔은 헬라의 테트라 드라크마(4드라크마)와 같았는데, 이는 약 14그램 무게의 은화였습니다. 따라서 반 세겔은 은화 약 7그램의 가치에 해당하며 헬라 디드라크(2드라크마)와 동일시할 수 있습니다.

 

신약성경에서는 은 약 7그램을 함유한 동전 화폐의 추정 가치를 제공합니다. 예수님은 비유 중 하나에서 포도원에서 하루 일한 품삯을 "한 데나리온"이라고 언급하셨습니다(마20:2). 로마 데나리온은 약 3.4그램의 은이었으므로 반 세겔은 포도원에서 이틀 동안 일한 노동의 가치가 있습니다. 이를 오늘날 농업 노동 임금과 비교하면 반 세겔의 헌금은 약 30~40만원의 가치가 있다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또한 예수님 당시 로마의 통치를 받던 유대 민족은 모든 성인 남성이라면 1데나리온의 인두세를 납부해야 했습니다. 유대인들은 이 세금을 내는 것이 외세에 대한 예속을 상기시키기 때문에 싫어하였지만, 대신 예루살렘 성전 지원을 위해 매년 반 세겔을 내는 성전세에 대해서는 불만이 없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죽으심과 부활에 대해 제자들에게 두 번째로 예고하신 후 예수님께서 갈릴리 사역을 위해 약 3년 동안 거주지로 삼으셨던 가버나움으로 돌아오자마자 성전세를 징수하는 자들과 만나게 되었습니다. 종교 지도자들은 베드로에게 "너의 선생은 반 세겔을 내지 아니하느냐(Do not your master pay tribute)?"라고 물었습니다. 지도자들은 예수님이 성전에 대한 무시 또는 율법 위반을 증명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이 성전세를 내신다고 확언했습니다. 베드로의 “Yes!”하는 확실한 대답으로 보아 예수님은 그동안 성전세를 계속 내신 것 같습니다. 베드로가 예수님이 계신 집에 들어갔을 때 주님은 그에게 "세상 임금들이 누구에게 관세와 국세를 받느냐 자기 아들에게냐 타인에게냐(What thinkest thou, Simon? of whom do the kings of the earth take custom or tribute? of their own children, or of strangers?)“ 베드로는 왕의 자녀는 면제되기 때문에 타인(strangers)에게서 징수한다고 대답했습니다. 예수님의 요점은 성전은 아버지의 집이기 때문에 예수님은 면제된다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과 제자들은 성전 세금이 면제되었지만 유대 지도자들을 실촉시키지 않으시려고 세금을 납부했습니다(마17:27).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낚싯줄을 던져 고기를 잡으라고 지시하셨습니다. 베드로가 물고기의 입을 열었을 때, 베드로는 자신과 예수님의 성전세에 해당하는 동전을 발견했습니다.

 

예수님은 성전세에 대한 질문을 통해 교훈을 주셨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자유롭지만 때로는 자신의 증인을 지키고 다른 사람이 걸려 넘어지지 않게 하려면 자신의 권리를 포기할 수도 있어야 합니다. 진정한 자유는 자신을 섬기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섬기는 것입니다(갈5:13 참조).

갈라디아서 5:13 형제들아 너희가 자유를 위하여 부르심을 입었으나 그러나 그 자유로 육체의 기회를 삼지 말고 오직 사랑으로 서로 종 노릇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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