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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09_사무엘상_성화와 함께 읽기(Visio Divina)

사무엘상 5장_블레셋 사람에게 언약궤를 빼앗기다

by 적아소심 2023. 5. 22.

사무엘상 제5장

 

블레셋 사람에게 빼앗긴 언약궤

 

1 블레셋 사람들이 하나님의 궤를 빼앗아 가지고 에벤에셀에서부터 아스돗 이르니라 2 블레셋 사람들이 하나님의 궤를 가지고 다곤의 신전에 들어가서 다곤 곁에 두었더니 3 아스돗 사람들이 이튿날 일찍이 일어나 본즉 다곤이 여호와의 궤 앞에서 엎드러져 그 얼굴이 땅에 닿았는지라 그들이 다곤을 일으켜 다시 그 자리에 세웠더니 4 그 이튿날 아침에 그들이 일찍이 일어나 본즉 다곤이 여호와의 궤 앞에서 또다시 엎드러져 얼굴이 땅에 닿았고 그 머리와 두 손목은 끊어져 문지방에 있고 다곤의 몸뚱이만 남았더라 5 그러므로 다곤의 제사장들이나 다곤의 신전에 들어가는 자는 오늘까지 아스돗에 있는 다곤의 문지방을 밟지 아니하더라

 

6 여호와의 손이 아스돗 사람에게 엄중히 더하사 독한 종기의 재앙으로 아스돗과 그 지역을 쳐서 망하게 하니 7 아스돗 사람들이 이를 보고 이르되 이스라엘 신의 궤를 우리와 함께 있지 못하게 할지라 그의 손이 우리와 우리 신 다곤을 친다 하고 8 이에 사람을 보내어 블레셋 사람들의 모든 방백을 모으고 이르되 우리가 이스라엘 신의 궤를 어찌하랴 하니 그들이 대답하되 이스라엘 신의 궤를 가드로 옮겨 가라 하므로 이스라엘 신의 궤를 옮겨 갔더니 9 그것을 옮겨 간 후에 여호와의 손이 심히 큰 환난을 그 성읍에 더하사 성읍 사람들의 작은 자와 큰 자를 다 쳐서 독한 종기가 나게 하신지라 10 이에 그들이 하나님의 궤를 에그론으로 보내니라 하나님의 궤가 에그론에 이른즉 에그론 사람이 부르짖어 이르되 그들이 이스라엘 신의 궤를 우리에게로 가져다가 우리와 우리 백성을 죽이려 한다 하고 11 이에 사람을 보내어 블레셋 모든 방백을 모으고 이르되 이스라엘 신의 궤를 보내어 그 있던 곳으로 돌아가게 하고 우리와 우리 백성이 죽임 당함을 면하게 하자 하니 이는 온 성읍이 사망의 환난을 당함이라 거기서 하나님의 손이 엄중하시므로 12 죽지 아니한 사람들은 독한 종기로 치심을 당해 성읍의 부르짖음이 하늘에 사무쳤더라

게릿 클레스 블레커(Gerrit Claesz Bleker; 1592-1656, 네덜란드), 에벤에셀에서 빼앗긴 언약궤, 1640년

1절에서 블레셋 사람들이 하나님의 궤를 빼앗아 가져갔습니다. 사무엘서 기자는 아벡 전투 이후 언약궤의 행적에 대해서만 언급하고 이스라엘 백성의 패배와 대제사장의 죽음 이후의 실로의 운명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시편 78편 60-64절과 예레미야서의 두 구절(예레미야 7:12, 예레미야 26:9)을 통해 엘리가 죽은 후의 성소 이야기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 아벡의 승리 후 블레셋 사람들은 성공에 도취되어 아마도 한 번에 실로로 진군하여 위에서 인용 한 시편의 말씀에서 끔찍한 학살을 통하여 과거의 패배에 대한 복수를 한 다음 실로의 성소를 파괴한 것 같습니다. 제사장 도시의 끔찍한 운명은 이스라엘에서 속담이 되었습니다. 수백 년 후 예레미야는 "이 성전이 실로 같이 되겠고 이 성이 황폐하여 주민이 없으리라“라고 기록하였습니다(렘26:9).

시편78:60-64 사람 가운데 세우신 장막 곧 실로의 성막을 떠나시고, 그가 그의 능력을 포로에게 넘겨 주시며 그의 영광을 대적의 손에 붙이시고, 그가 그의 소유 때문에 분내사 그의 백성을 칼에 넘기셨으니, 그들의 청년은 불에 살라지고 그들의 처녀들은 혼인 노래를 들을 수 없었으며, 그들의 제사장들은 칼에 엎드러지고 그들의 과부들은 애곡도 하지 못하였도다

 

예레미야7:12 너희는 내가 처음으로 내 이름을 둔 처소 실로에 가서 내 백성 이스라엘의 악에 대하여 내가 어떻게 행하였는지를 보라

 

예레미야26:9 어찌하여 네가 여호와의 이름을 의지하고 예언하여 이르기를 이 성전이 실로 같이 되겠고 이 성이 황폐하여 주민이 없으리라 하느냐 하며 그 모든 백성이 여호와의 성전에서 예레미야를 향하여 모여드니라

 

사무엘상 4장에서 이스라엘은 에벤에셀에서 진을 치고 블레셋은 아벡에 진을 쳤습니다. 이스라엘은 실로에 있던 하나님의 궤(언약궤)를 에벤에셀로 가져왔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에벤에셀에서 블레셋에게 처참하게 패배하고, 실로까지도 도륙을 당하게 됩니다(시편78:60-64).

 

원래 에벤에셀은 "도움의 돌"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에벤에설은 실패와 패배의 상징입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궤를 우상 또는 미신적으로 대했습니다. 하나님은 이런 그들은 심판하셨습니다. 블레셋을 무서운 심판의 지팡이로 사용하셔서 이스라엘을 징벌하셨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언약궤가 블레셋에게 탈취당하는 것을 허용하셨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궤를 아스돗으로 가져가서 그들이 숭배하는 다곤 신전에 두었습니다.

 

아스돗은 블레셋 연맹의 다섯 도시 중 하나로(헬라어 아조투스, 행 8:40)은 예루살렘에서 서쪽으로 약 56km 떨어진 바다 근처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시리아와 이집트 사이의 높은 길목에 위치해 있어 매우 중요한 요충지였습니다. 여호수아서에는 약속의 땅 정복과 관련하여 아스돗이 여러 번 언급됩니다. 여호수아11:22절에는 정복 과정에서 아낙 사람들(거인 전사)이 대부분 멸망했지만 아스돗을 비롯한 일부 블레셋 도시에는 몇 명이 남아있었다고 언급되어 있습니다. 장차 골리앗의 고향이 될 가드도 여기에 언급되어 있습니다.

 

여호수아는 백성들을 이끌고 정복에 나서 여러 주요 도시를 점령했습니다. 그 후 땅은 이스라엘 지파들에게 분할되었고, 각 지파는 영토 정복을 완료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여호수아가 늙어 현장에서 물러날 준비가 되었을 때쯤에는 아스돗을 비롯한 블레셋의 주요 도시 4곳이 아직 정복되지 않은 지역이 남아 있었습니다(수13:3). 아스돗은 가나안 정복 당시 지파별 토지분배 시 유다에 배정되었지만(수15:47) 웃시야 통치 때까지 정복되지 못했습니다(대하26:6).

 

다곤(Dagon; dâg=fish)은 벧다곤(수15:41, 수19:27)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가자(Gaza; 수16:21-30)와 다른 곳에서도 숭배하는 블레셋의 국가 신이었습니다. 다곤 신상은 머리와 손은 사람의 형상이고 몸은 물고기의 형상입니다. 물고기는 결실의 상징이었습니다. 하나님의 궤는 다곤의 성전에 봉헌 제물로 바쳐졌고(대상10:10 참조), 여호와에 대한 다곤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다곤 신상 앞에 궤를 놓았습니다.

 

블레셋인들은 삼손이 죽기 직전에 다곤 신전을 무너뜨림으로 신전 안에 있던 블레셋 사람 3천여 명을 죽인 역사적 사건을 잊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들은 그 복수를 지금 했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궤를 다곤 신전에 봉헌제물로 드린 것입니다(삿16:23-31 참조).

 

그러나 하나님은 그 가운데서도 영광을 드러내셨고, 그들에게 하나님의 존재를 극명하게 보여주셨습니다.

하나님의 궤와 블레셋의 신 다곤, 출처: spiritualminefield.wordpress.com
작가 미상, 로야몽(Royaumont)의 성경, 구약성서: 다곤의 우상. 블레셋 사람들이 언약궤를 그들의 신인 다곤 옆에 언약궤를 두었을 때, 하나님은 그들의 우상을 무너뜨리고 종기 재앙으로 그들을 치심
1793년 필립 제임스 드 루더버그(Philip James de Loutherbourg)가 그린 "다곤의 멸망"
Mary Evans Picture Library, 블레셋의 언약궤 탈취
 

4b절에서 “다곤의 몸뚱이만 남았더라”라는 말은 영어로는 “only the stump of Dagon was left to him(KJV)”이고, 원문 히브리어로 문자 그대로 번역하면 “물고기 형상만 그에게 남았다”는 의미입니다. 즉, 우상 형상 중 가장 고귀하지 않은 부분인 "물고기"만이 서 있고, 인간의 머리와 손은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짓밟기 위해 내던져졌다는 것입니다. (And when they arose early on the morrow morning, behold, Dagon was fallen upon his face to the ground before the ark of the LORD; and the head of Dagon and both the palms of his hands were cut off upon the threshold; only the stump of Dagon was left to him.)

따라서 말씀에 따라 명확하게 표현하자면 다곤 신상이 모두 무너져 내린 모습은 아니고, 물고기 모양의 하반신은 그대로 있고, 인간의 형상 부분이 내동댕이 쳐졌다는 것이 되겠지요.

니콜라스 푸생(Nicolas Poussin, 1594-1665), 아스돗에서의 종기 재앙, 1630-1631, 루브르 박물관
미키엘 스베르트(Michiel Sweerts, 1618-1664, 플랑드르 화가이자 바로크 시대의 판화가), 고대 도시의 전염병
 

6절에서 “여호와의 손이 아스돗 사람에게 엄중히 더하사(But the hand of the LORD was heavy upon them of Ashdod)”... 이제 하나님의 징벌이 그들의 다곤 신뿐만 아니라 일반 백성에게도 임하였습니다.

“독한 종기의 재앙으로 아스돗과 그 지역을 쳐서 망하게 하니(6b)” 그들에게 두 가지 재앙이 임했습니다

첫째는, 그들의 땅은 쥐의 재앙으로 황폐화되었습니다. 히브리어 본문은 사무엘상6:5절에서 유추할 수 있도록 남겨두었지만, 칠십인역은 히브리어 본문에 “그들의 땅 가운데에 쥐가 생겨서 성읍에 매우 치명적인 재앙이 있었더라(And mice sprang up in the midst of their land, and there was a very deadly destruction in the city)”라고 삽입했습니다. 이것은 사무엘상5:11과 사무엘상6:5에서 유추한 것일 수도 있지만, 5장과 6장에서 기존 히브리어 본문과 칠십인역의 많은 차이점은 헬라어 번역자들이 현재의 히브리어 본문을 수정하는 최종 개정을 거치지 않은 본문을 사용했음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둘째는 그들은 혐오스럽고 고통스러운 질병 즉, 전염성과 치명성이 높은 독한 종기에 의해 공격을 받았습니다.

7-10절에서 하나님의 궤 머무는 곳마다 하나님의 심판이 임하자, 하나님의 궤는 이제 전쟁의 전리품이 아니라 저주를 불러오는 재앙의 근원이 되었습니다. 결국 하나님의 궤는 아스돗에서 가드로, 가드에서 다시 에그론으로 가게 됩니다. 그러나 에그론에서도 저주는 계속되고 에그론의 통치자들과 주민들은 결국 하나님의 궤를 이스라엘로 돌려보내자고 아우성을 칩니다.

 

10절에서 아스돗과 가드에서 일어난 일을 전해 들은 에그론 사람들은 궤가 자기 성읍에 들어왔을 때, “그들이 이스라엘 신의 궤를 우리에게로 가져다가 우리와 우리 백성을 죽이려 한다”하고, 그들이 불러 모은 블레셋의 모든 방백들에게 “이스라엘 신의 궤를 보내어 그 있던 곳으로 돌아가게 하고 우리와 우리 백성이 죽임 당함을 면하게 하자(11)”고 하였습니다. 이는 온 성읍이 사망의 환난(a deadly destruction)을 당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치명적인 경보(죽음의 혼란, 즉 많은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인한 경보)가 울렸고, 하나님의 손이 그곳에 무겁게 임하였습니다. 죽지 않은 사람들은 독종에 걸렸고 성읍의 외침은 하늘을 향해 올라갔습니다(12). 하나님께서 에그론에 내리신 재앙의 구체적인 내용을 간략하게 알려주는 이 설명을 통해 에그론이 아스돗과 가드보다 훨씬 더 심한 재앙을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블레셋 사람들이 오래 저항하고 그들에게 가해진 재앙에서 살아 계신 하나님의 징계하시는 손길을 인정하지 않을수록, 그들은 필연적으로 더 가혹한 벌을 받게 될 것이며, 마침내 그들이 여전히 그 나라에 대한 승리의 전리품으로 지키고 싶어 하는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적을 멸망시킬 수 있는 전능하신 하나님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블레셋의 방백들은 이 치명적고 위험한 승리의 전리품을 돌려보내기로 결심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블레셋 사람들은 그 유명한 이스라엘의 정복자 여호수아가 이스라엘 군대를 승리로 이끌었을 때 보았던 '황금 궤'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습니다. 또한 그들은 하나님의 궤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마침내 그 궤가 자신들의 것이 된 것입니다. 오랫동안 두려움과 베일에 가려져 있던 이스라엘의 역사적 신성한 보물이 물고기 신 다곤 우상의 발밑에 놓여 있는 것을 보는 것은, 블레셋에게는 오랜 세월의 쓰라린 굴욕을 복수한 아벡의 영광스러운 승리가 영원히 새롭게 느껴지는 일이었습니다.

 

하나님의 궤가 다곤의 신전에 머물면서 블레셋의 도시들을 친 전염병과 비참함은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 하나님의 영광과 권위가 땅에 떨어졌다고 하지만, 하나님의 영광은 전혀 손상됨이 없이 블레셋 지경 안에서 오히려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하나님의 영광은 인간의 실수나 죄악으로 인하여 조금도 손상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영광은 하나님 스스로 지키시기에 감출 수가 없고 드러날 수 밖에 없습니다. 오늘날에도 하나님의 영광이 하나님에 의해 버려지고 힘과 존엄성이 결여된 것처럼 보이지만 하나님은 지금도 여전히 살아계시고 믿는 자들뿐만 아니라 세상 사람들 가운데서 역사하십니다.

 

이사야 48:11 나는 나를 위하며 나를 위하여 이를 이룰 것이라 어찌 내 이름을 욕되게 하리요 내 영광을 다른 자에게 주지 아니하리라

 

에스겔 28:22 너는 이르기를 주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되 시돈아 내가 너를 대적하나니 네 가운데에서 내 영광이 나타나리라 하셨다 하라 내가 그 가운데에서 심판을 행하여 내 거룩함을 나타낼 때에 무리가 나를 여호와인 줄을 알지라

언약궤의 이동경로
 

언약궤(하나님의 궤)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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