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NT01_마태복음_성화와 함께 읽기(Visio Divina)

창세기 17장_할례: 언약의 표징

by 적아소심 2023. 5. 18.

창세기 17장 할례:언약의 표징 (1-27)

 

아브람에서 아브라함으로(1-7)

1 아브람이 구십구 세 때에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나타나서 그에게 이르시되 나는 전능한 하나님이라 너는 내 앞에서 행하여 완전하라 2 내가 내 언약을 나와 너 사이에 두어 너를 크게 번성하게 하리라 하시니 3 아브람이 엎드렸더니 하나님이 또 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4 보라 내 언약이 너와 함께 있으니 너는 여러 민족의 아버지가 될지라 5 이제 후로는 네 이름을 아브람이라 하지 아니하고 아브라함이라 하리니 이는 내가 너를 여러 민족의 아버지가 되게 함이니라 6 내가 너로 심히 번성하게 하리니 내가 네게서 민족들이 나게 하며 왕들이 네게로부터 나오리라 7 내가 내 언약을 나와 너 및 네 대대 후손 사이에 세워서 영원한 언약을 삼고 너와 네 후손의 하나님이 되리라 8 내가 너와 네 후손에게 네가 거류하는 이 땅 곧 가나안 온 땅을 주어 영원한 기업이 되게 하고 나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리라

 

할례의 언약(9-27)

9 하나님이 또 아브라함에게 이르시되 그런즉 너는 내 언약을 지키고 네 후손도 대대로 지키라 10 너희 중 남자는 다 할례를 받으라 이것이 나와 너희와 너희 후손 사이에 지킬 내 언약이니라 11 너희는 포피를 베어라 이것이 나와 너희 사이의 언약의 표징이니라 12 너희의 대대로 모든 남자는 집에서 난 자나 또는 너희 자손이 아니라 이방 사람에게서 돈으로 산 자를 막론하고 난 지 팔 일 만에 할례를 받을 것이라 13 너희 집에서 난 자든지 너희 돈으로 산 자든지 할례를 받아야 하리니 이에 내 언약이 너희 살에 있어 영원한 언약이 되려니와 14 할례를 받지 아니한 남자 곧 그 포피를 베지 아니한 자는 백성 중에서 끊어지리니 그가 내 언약을 배반하였음이니라

 

15 하나님이 또 아브라함에게 이르시되 네 아내 사래는 이름을 사래라 하지 말고 사라라 하라 16 내가 그에게 복을 주어 그가 네게 아들을 낳아 주게 하며 내가 그에게 복을 주어 그를 여러 민족의 어머니가 되게 하리니 민족의 여러 왕이 그에게서 나리라 17 아브라함이 엎드려 웃으며 마음속으로 이르되 백 세 된 사람이 어찌 자식을 낳을까 사라는 구십 세니 어찌 출산하리요 하고 18 아브라함이 이에 하나님께 아뢰되 이스마엘이나 하나님 앞에 살기를 원하나이다 19 하나님이 이르시되 아니라 네 아내 사라가 네게 아들을 낳으리니 너는 그 이름을 이삭이라 하라 내가 그와 내 언약을 세우리니 그의 후손에게 영원한 언약이 되리라 20 이스마엘에 대하여는 내가 네 말을 들었나니 내가 그에게 복을 주어 그를 매우 크게 생육하고 번성하게 할지라 그가 열두 두령을 낳으리니 내가 그를 큰 나라가 되게 하려니와 21 내 언약은 내가 내년 이 시기에 사라가 네게 낳을 이삭과 세우리라 22 하나님이 아브라함과 말씀을 마치시고 그를 떠나 올라가셨더라

 

23 이에 아브라함이 하나님이 자기에게 말씀하신 대로 이 날에 그 아들 이스마엘과 집에서 태어난 모든 자와 돈으로 산 모든 자 곧 아브라함의 집 사람 중 모든 남자를 데려다가 그 포피를 베었으니 24 아브라함이 그의 포피를 벤 때는 구십구 세였고 25 그의 아들 이스마엘이 그의 포피를 벤 때는 십삼 세였더라 26 그 날에 아브라함과 그 아들 이스마엘이 할례를 받았고 27 그 집의 모든 남자 곧 집에서 태어난 자와 돈으로 이방 사람에게서 사온 자가 다 그와 함께 할례를 받았더라

팻 니콜, 아브람이 하갈의 아들 이스마엘을 칭찬하는 모습 (Pat Nicolle, Abram Admiring Ishmael, the Son of Hagar)

86세에 이스마엘을 얻은 아브라함은 이제 하나님께 크게 바라거나 아쉬워하는 모습은 없습니다. 본처 사라에게서 낳은 아들은 아니지만 그래도 하갈을 통해 아들을 낳았습니다. 하나님의 약속하신 아들을 굳이 주시지 않아도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아브라함은 이스마엘이라는 현실에 자족하여 더 이상 하나님께 구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위 그림에서 보듯 사라의 얼굴은 행복해 보이지 않습니다. 그녀가 아브라함에게 하갈을 주어 아이를 낳게 한 것은 그녀에게 비수가 되어 돌아온 것 같습니다. 그녀는 하나님의 언약의 말씀을 이제 거의 잊은 것처럼 보입니다. 아브라함이 99세가 되었으니 소망이 거의 사라졌을 것입니다.

 

1절에서 아브람이 구십구 세 때에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나타나서 그에게 이르시되 나는 전능한 하나님이라 너는 내 앞에서 행하여 완전하라는 말씀으로 이스마엘이 태어난 지 13년 만에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다시 나타나셨습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처음 우르에서 아브람을 부르실 때까지 10년 전의 기간도 합하면 23년이 지난 것이지요. 13년 동안 아브라함은 그래도 이스마엘로 인해 매우 행복했을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음성 없이 13년간 하나님과 동행하라고 하면 잘 할 수 있을까요? 그럼에도 아브라함은 완전하지는 않았지만 어느 정도 믿음의 삶을 살아간 것 같습니다.

나는 전능하신 하나님(אֵ֣ל שַׁדַּ֔י; 엘 샤다이; the Almighty God)이라"(1) - 히브리어 ”엘 샤다이“는 창세기에서 6번 사용된 것 외에도 발람에 의해서 민수기24:4, 민수기24:16, 나오미를 통해서 룻기1:20에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욥기에서도 이 단어(샤다이)가 하나님의 이름으로 31번이나 등장합니다(구약에서 48번 사용되었고, 그중에 욥기에서 31번 사용되었습니다). 따라서 이 호칭은을 "지극히 높으신 분에 대한 보다 일반적인 전 세계적 칭호 중 하나"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 출애굽기 6:3절에는 이와 관련하여 ”엘 샤다이“는 믿음의 조상들에게 계시된 하나님의 이름이었지만, 여호와라는 이름으로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언급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나타나서 그에게 이르시되 나는 ‘엘 샤다이’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엘 샤다이 호칭이 처음 등장함). 이 구절의 핵심은 여호와와 엘 샤다이를 동일시하는 것이며, 모세가 신성한 호칭들을 구별하는 목적은 여호와가 출애굽 후 이스라엘과의 언약 관계에서 엘로힘의 특별한 이름이 되었지만, 그 이름은 오래되고 원초적인 하나의 이름이었으며(창4:26) 계시의 하나님은 다양한 칭호로 항상 동일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너는 내 앞에서 행하여 완전하라(walk before me, and be thou perfect)(1)” 에녹(창5:22)과 노아(창6:9)에게 사용된 동사와 같은 동사이지만, 아브라함에게 썼던 전치사 “before(앞)”는 에녹이나 노아의 삶에 사용했던 “with(함께)”보다 덜 친밀함을 느끼게 합니다. 또한 노아는 "노아는 의인이요 당대에 완전한 자라 그는 하나님과 동행하였으며(Noah was a just man and perfect in his generations, and Noah walked with God.)"고 묘사됐지만, 아브람은 여전히 이러한 단계에 가지 못한 상태로 완전성을 더 추구해야 함을 말씀하십니다(창6:9 참조).

2절 “내가 내 언약을 나와 너 사이에 두어(And I will make my covenant between me and thee)” 창세기 15:18에서 "(언약을) 세우다"라는 히브리어 단어는 “잘라낸다 (cut)”는 뜻으로 희생자를 잘라내는 것을 말하는데, 17:2절에서는 "두다"는 "(언약을) 만들다 또는 맺다"로서 하나님께서 일방적으로 주시는 은혜임을 암시합니다(창9:9 참고). 아브라함은 우르-차스딤(Ur-Chasdim)을 떠난 지 25년, 그와 여호와 사이의 엄숙한 언약이 세워진 지 14년 또는 15년을 기다렸습니다(창15:17). 그리고 마침내 약속의 성취를 위한 때가 왔습니다. 25년의 세월, 4반세기의 기나길 세월이었습니다. 이 기간은 아브라함이 아들을 기다린 시간이기도 하였지만, 아브라함이 열방의 아비가 되기까지 하나님이 기다리신 기간이었습니다. 하나님의 기나긴 구속의 역사를 이루시기 위해서 앞으로 수 천년 동안 각 역사마다 각 사람을 키우시고, 세우셔서 역사를 이어가시고 운행하실 하나님에게는 이 기간은 너무 짧은 시간에 불과합니다(물론 유한한 인생에게는 너무 긴 시간이지만요). 이제 그 때가 되어 약속의 성취의 징표로 하나님께서 아브람(한 가정의 아버지)과 사래(한 가정의 어머니)의 이름을 아브라함(열방의 아버지)과 사라(열방의 어머니)로 바꾸어 주시고(5, 15절) 아브라함의 집에 있는 모든 남자는 언약의 표시고 할례를 받게 하셨습니다.

코넬리스 보스 흐로닝엔, 1555, 아브라함이 땅에 엎드려 하나님 앞에 절을 하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많은 후손을 약속하시다 (Cornelis Bos, Groningen, 1555, Abraham bows before God on the ground. God promises Abraham and son and many descendants.)
제임스 자크 조셉 티소(프랑스, 1836~1902),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시다; 창12:1-9; 창17:1-8 [James Jacques Joseph Tissot (French, 1836-1902), Gods Promises to Abram; Genesis 12:1-9; Genesis 17:1-8]
제임스 자크 조셉 티소(프랑스, 1836~1902),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약속을 새롭게 하시다, 1896~1902년경, 뉴욕 유대인 박물관 소장, 1896~1902년경 [James Jacques Joseph Tissot (French, 1836-1902), God Renews His Promises to Abraham, c. 1896-1902, at the Jewish Museum, New York, circa 1896~1902]
필리피노 리피, 아브라함, 1502년 (Filippino Lippi, Abraham, 1502, Fresco, Strozzi Chapel, Santa Maria Novella, Florence)
장 드시 성경, 아브라함의 할례, 약 1355-1357년경 (Circumcision of Abraham, from the Bible of Jean de Sy, ca.1355-1357)
루이스 드 라발의 <시간의 책>에 나오는 아브라함의 자기 할례, 1470-1489 (The Self-Circumcision of Abraham, from the "Book of Hours of Luis de Laval, 1470-1489)

위 그림을 통해 볼 때 민망한 묘사이긴 하지만 아브라함이 본인은 스스로 할례를 행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1470~1475년경에 시작된 '루이스 드 라발의 시간의 책'에 대한 조명(illumination)은 다시 시작되어 1485년에서 1489년까지 계속되었습니다. 샤티용의 영주 루이스 드 라발은 이 책을 버번 공작부인 앤 드 프랑스에게 물려주었습니다. 이후 이 책은 프랑스 왕실 소장품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할례는 성경의 아브라함과 그의 후손 및 가속들에게 '영원한 언약'으로서 하나님이 모든 세대에 걸쳐 아브라함과 체결한 '언약의 증표'로서 행해졌습니다. 

아브라함과 그의 가족들이 할례를 받는 모습, 영국 남부 에거튼 창세기, 1350-c.1375, Egerton MS 1894, f. 9v (Detail of Abraham and the men of his family being circumcised, from the Egerton Genesis, Southern England, c. 1350&ndash;c. 1375, Egerton MS 1894, f. 9v)
데이비드 마틴(1639-1721), 구약과 신약의 역사: 구리에 새겨진 400여 개의 판화 삽화, 할례 받은 이스마엘, 창세기 17장 [David Martin(1639-1721) Book Title: Historie des Ouden en Nieuwen Testaments : verrykt met meer dan vierhonderd printverbeeldingen in koper gesneeden, Ishmael Circumcised, Genesis 17]
 

아브라함의 집안의 모든 남자들이 모여 있고, 이스마엘은 하나님과 아브라함 사이의 언약의 표시로 할례를 받고 있습니다. 그림의 외쪽에는 작가 얀 괴리(Jan Goeree, 1670-1731)의 서명이, 오른쪽 하단에는 조각가 A. 드 블로아(A. de Blois)의 서명이 있습니다.

아브라함과 그의 집 남자들이 모두 할례를 받다, 제라드 호엣(1648-1733)의 그림에 따른 미카엘 반 데르 구흐트(1660-1725)의 판화 (Abraham and his men begin to circumcise themselves. Etching by Michael van der Gucht after Gerad Hoet)

아브라함 드 브륀(c.1539-1587, Flemish engraver),그리스도의 할례 (Abraham De Bruyn, Circumcision Of Christ)
야코포 로부스티 틴토레토(1518-1594), 할례 (Jacopo Robusti Tintoretto(1518-1594), The Circumcision)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