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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01_창세기_성화와 함께 읽기(Visio Divina)

창세기 제27장_이삭이 야곱을 축복하다

by 적아소심 2024. 3. 1.

창세기 27:1-46

 

이삭이 야곱을 축복하다 (1-29)

-1 이삭이 에서에 대한 축복을 계획하다 (1-4)

1 이삭이 나이가 많아 눈이 어두워 잘 보지 못하더니 맏아들 에서를 불러 이르되 내 아들아 하매 그가 이르되 내가 여기 있나이다 하니 2 이삭이 이르되 내가 이제 늙어 어느 날 죽을는지 알지 못하니 3 그런즉 네 기구 곧 화살통과 활을 가지고 들에 가서 나를 위하여 사냥하여 4 내가 즐기는 별미를 만들어 내게로 가져와서 먹게 하여 내가 죽기 전에 내 마음껏 네게 축복하게 하라

제임스 티소(James Tissot; 1836-1902), "이삭과 에서"

세월이 많이 흘러 이삭이 나이가 많아 눈이 어두워졌습니다. 야곱이 에서에게 쫓겨 밧담 아람에 있는 외삼촌 라반에게 갔던 때가 77세, 현재 이삭은 117세 정도 되었습니다. 창세기 26장에서 에서가 장자의 권리를 야곱에게 팔고, 에서가 결혼한 때가 40세라고 하였으니(26:34-35), 26장과 27장 사이에 37년이라는 상당한 시간이 흘렀음을 알 수 있습니다. 37년간의 긴 세월에 대한 언급이 없다가 갑자기 이삭이 늙어 나이든 시점으로 뛰어넘은 것은 이삭이 믿음의 길을 걸었다기보다는 평범하게 소시민적 삶을 살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삭은 이제 중대한 선택을 해야 할 전환점에 있습니다. 이삭은 늙고 눈이 어두워 잘 보지 못하여 가업을 승계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브라함이 두 아들 즉, 이스마엘과 이삭 중 누가 약속의 상속자가 될 것인지 결정을 해야 했던 것처럼, 이삭도 중대한 선택의 시점에 왔습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이 순종했지만(21:11), 이삭은 하나님의 뜻과 다르게 에서를 상속자로 지명하고 축복하려고 하였습니다. 에서는 남자답고, 사냥에 능하고, 가업을 경영할 자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야곱은 조용하고, 앉아있는 것을 좋아하고, 집안일에 전념하지만, 영적 축복을 소중히 여겼습니다. 야곱이 장자의 권리를 얻기 위해 비겁한 방법을 쓰긴 했지만, 에서처럼 배고픔을 만족시키기 위해 팥죽 한 그릇에 장자의 권리를 팔 정도로 경멸히 여겼던 그것을 소중히 여겼습니다. 이삭은 에서를 사랑했습니다. 그리고 에서도 아버지를 따르고 사랑했습니다. 

 

사실 야곱의 경우, 그는 세상의 재물을 구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가 원하는 것은 아버지의 재산 중 형 에서의 몫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이삭의 모든 소유는 하나도 가지지 않았습니다. 그는 모든 것을 에서에게 주고 밧담 아람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얻은 물질을 가지고 돌아왔을 때에도 이삭은 아직 살아 있었지만 이삭으로부터 어떠한 재산도 상속 받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리브가와 야곱의 행동에서 완전히 잘못된 점은 그들이 하나님께 맡겨야 할 일을 본인들이 직접 하기 위해 옳지 못한 방법(책략)을 사용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삭이 하나님의 예언의 말씀을 무시하고 정면으로 대적한 것도 똑같이 잘못되었습니다(25:23).

 

이삭은 늙었습니다. 이삭은 117세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180세까지 살았습니다(35:28). 따라서 그는 앞으로 63년을 더 살게 됩니다. 이삭 자신뿐만 아니라(2) 에서도 아버지 이삭의 빠른 죽음을 예상했습니다(41). 따라서 이삭의 시력이 나빠진 것은 어떤 급성 질환의 결과였을 것입니다. 그로 인해 건강이 너무 약해져서 이삭은 낙담하여 죽음이 가까워졌다고 생각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분명히 회복되었고, 이후에도 오랫동안 생존했습니다.

 

3-4절에서 이삭은 에서에게 사냥하여 사슴 고기로 별미를 만들어 가져오라고 말합니다. 이삭은 하나님의 영에 충만하여 아들을 축복하기보다는 자신이 계획한 축복을 베풀기 전에 아들의 맛있는 요리를 받기를 원했습니다. 이삭은 아들에게 넘겨줄 축복이 얼마나 특별하고 엄중한 것인지 망각한 것 같습니다. 그가 하는 축복은 단순한 가업의 승계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그의 자손에게 하나님이 되시고 그들에게 땅을 주시겠다고 아브라함과 맺으신 특별하고 엄중한 언약과 믿음의 조상의 축복이었습니다. 이삭은 형이 동생을 섬겨야 한다는 하나님 예언의 말씀을 아랑곳하지 않고 에서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 그에게 이 축복을 주려고 계획하였습니다. 

 

-2 야곱의 속임수와 이삭의 축복 (5-29)

5 이삭이 그의 아들 에서에게 말할 때에 리브가가 들었더니 에서가 사냥하여 오려고 들로 나가매 6 리브가가 그의 아들 야곱에게 말하여 이르되 네 아버지가 네 형 에서에게 말씀하시는 것을 내가 들으니 이르시기를 7 나를 위하여 사냥하여 가져다가 별미를 만들어 내가 먹게 하여 죽기 전에 여호와 앞에서 네게 축복하게 하라 하셨으니 8 그런즉 내 아들아 내 말을 따라 내가 네게 명하는 대로 9 염소 떼에 가서 거기서 좋은 염소 새끼 두 마리를 내게로 가져오면 내가 그것으로 네 아버지를 위하여 그가 즐기시는 별미를 만들리니 10 네가 그것을 네 아버지께 가져다 드려서 그가 죽기 전에 네게 축복하기 위하여 잡수시게 하라 11 야곱이 그 어머니 리브가에게 이르되 내 형 에서는 털이 많은 사람이요 나는 매끈매끈한 사람인즉 12 아버지께서 나를 만지실진대 내가 아버지의 눈에 속이는 자로 보일지라 복은 고사하고 저주를 받을까 하나이다 13 어머니가 그에게 이르되 내 아들아 너의 저주는 내게로 돌리리니 내 말만 따르고 가서 가져오라 14 그가 가서 끌어다가 어머니에게로 가져왔더니 그의 어머니가 그의 아버지가 즐기는 별미를 만들었더라 15 리브가가 집 안 자기에게 있는 그의 맏아들 에서의 좋은 의복을 가져다가 그의 작은 아들 야곱에게 입히고 16 또 염소 새끼의 가죽을 그의 손과 목의 매끈매끈한 곳에 입히고 17 자기가 만든 별미와 떡을 자기 아들 야곱의 손에 주니 18 야곱이 아버지에게 나아가서 내 아버지여 하고 부르니 이르되 내가 여기 있노라 내 아들아 네가 누구냐

 

19 야곱이 아버지에게 대답하되 나는 아버지의 맏아들 에서로소이다 아버지께서 내게 명하신 대로 내가 하였사오니 원하건대 일어나 앉아서 내가 사냥한 고기를 잡수시고 아버지 마음껏 내게 축복하소서 20 이삭이 그의 아들에게 이르되 내 아들아 네가 어떻게 이같이 속히 잡았느냐 그가 이르되 아버지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나로 순조롭게 만나게 하셨음이니이다 21 이삭이 야곱에게 이르되 내 아들아 가까이 오라 네가 과연 내 아들 에서인지 아닌지 내가 너를 만져보려 하노라 22 야곱이 그 아버지 이삭에게 가까이 가니 이삭이 만지며 이르되 음성은 야곱의 음성이나 손은 에서의 손이로다 하며 23 그의 손이 형 에서의 손과 같이 털이 있으므로 분별하지 못하고 축복하였더라 24 이삭이 이르되 네가 참 내 아들 에서냐 그가 대답하되 그러하니이다 25 이삭이 이르되 내게로 가져오라 내 아들이 사냥한 고기를 먹고 내 마음껏 네게 축복하리라 야곱이 그에게로 가져가매 그가 먹고 또 포도주를 가져가매 그가 마시고 26 그의 아버지 이삭이 그에게 이르되 내 아들아 가까이 와서 내게 입맞추라 27 그가 가까이 가서 그에게 입맞추니 아버지가 그의 옷의 향취를 맡고 그에게 축복하여 이르되

내 아들의 향취는 여호와께서 복 주신 밭의 향취로다 28 하나님은 하늘의 이슬과 땅의 기름짐이며 풍성한 곡식과 포도주를 네게 주시기를 원하노라 29 만민이 너를 섬기고 열국이 네게 굴복하리니 네가 형제들의 주가 되고 네 어머니의 아들들이 네게 굴복하며 너를 저주하는 자는 저주를 받고 너를 축복하는 자는 복을 받기를 원하노라

해롤드 코핑(Harold Copping; 1863-1932, British artist - 1920년 Copping Bible을 편찬함), "이삭이 아들 야곱을 축복하다" illustration from Pictures That Teach The Crown Series, 1920
제임스 티소(James Tissot), 야곱이 이삭을 속이다
조아키노 아세레토(Giacchiano Assereto, 1600-1649; 이탈리아 화가), "야곱을 축복하는 이삭". c.1640년
게르브란트 반 덴 에크하우트(Gerbrand van Den Eeckhout; 1621-1674, a Dutch Golden Age painter), "야곱을 축복하는 이삭"
무리요 바르톨로메 에스테반(Murillo Bartolome Esteban; 1618-1682, 스페인), "야곱을 축복하는 이삭"
고베르 플링크(Govert Flinck; 1615-1660, 네덜란드 화가), "야곱을 축복하는 이삭", 1636

이삭이 야곱을 축복합니다. 나이 많은 이삭이 침대에 앉아 야곱을 축복합니다. 야곱은 가죽 장갑을 끼고 있고, 그의 눈은 두려움으로 가득차 이삭을 살피고 있습니다. 침대 오른쪽에는 리브가가 서서 야곱을 돕고 있습니다.

구스타브 도레(Gustave Dore)의 성경, 이삭 야곱을 축복하다, 1866
야곱을 축복하는 에서, 독일 성경, 1859

야곱이 야곱을 축복하고 있는 동안 에서가 사냥한 짐승을 묶어 어깨에 매고, 들꽃을 입에 물고 콧노래를 부르며 오고 있습니다. 리브가는 이것을 보고 조급해 집니다. 야곱은 이삭의 축복이 끝나자마자 이삭의 방에서 나가고, 바로 에서가 들어옵니다.

 

이삭이 에서에게 축복을 준비하라는 명령을 할 때 리브가도 그 자리에 있었을 것입니다. 아마 이삭은 자신이 사랑하는 아들 에서에게 축복을 주겠다는 자신의 결심을 리브가가 알기를 바랐을 수도 있습니다. 이삭은 야곱이 팥죽 한 그릇으로 형 에서의 장자권을 샀다는 말에 마음에 분노하였을 것입니다. 그래서는 그는 그것을 자신의 축복으로 되돌려 놓을 생각도 했을 것입니다.

 

이삭의 말은 리브가를 당황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녀는 지금까지 하나님께서 야곱을 택하셨다는 말씀을 소중히 여겼는데, 이제 아버지인 이삭이 그것을 뒤집으려 한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리브가의 믿음이 순결하고 고상했다면 그녀는 하나님께서 어찌 되었건 그분의 말씀을 성취하실 것임을 알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리브가는 하나님의 역사를 위해서 자신이 직접 잘못 되어가고 있는 일을 고치려고 하였습니다. 그녀는 하나님께서 일하시도록 기도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직접 개입하였을 때 그 동기나 과정도 모두 하나님의 뜻에 합당하지 않았습니다. 이삭 가족의 비극은 하나님의 뜻보다 자신의 뜻을 더 중하게 여긴 이삭에게서 시작되었으며, 리브가는 아마도 자신이 잘못 가고 있는 일을 예방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이러한 비극으로 인하여 이삭과 리브가는 이후 죽을 때까지 야곱을 보지 못합니다.

 

7절에서 리브가는 야곱을 설득할 때에, 이삭의 말을 그대로 전달하지 않고 "여호와 앞에서"라는 말을 넣어서 "네게 축복하게 하라"고 하여 야곱의 마음을 흔들었습니다. 야곱이 관심 있는 것은 아버지의 재물이나 가업이 아니라 하나님의 축복이라는 것을 리브가는 알았던 것이지요. 이삭은 "여호와 앞에서" 에서를 축복할 의향이 없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뜻대로 에서를 축복하려고 하였습니다. 야곱이 아버지를 속이는 일에 적극 가담한 것은 하나님과 아브라함 및 그 후손 사이의 언약을 귀하게 여겼기 때문입니다. (전승에 의하면 야곱은 젊어서 노아의 아들인 셈이나 노아의 증손자인 에벨과 믿음의 교류를 하였다고 합니다 성경에 나와있지 않지만 각자의 생존 시기를 고려하면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게다가 어머니가 강력하게 야곱에게 말합니다. 8절의 우리말 성경은 그렇게 강하게 다가오지 않습니다. 그러나 히브리어 원문을 직역하면 "그러니 이제 내 아들아! 내가 네게 명령하는 내 음성을 들어라!"라고 강하게 말합니다. 또한 13절을 직역하면, "내 아들아! 네 저주는 내게 임하게 하고, 참으로 내 음성을 들어라. 그래서 너는 가서 나를 위하여 가져오라!"고 아주 확정적으로 강하게 명령합니다. 야곱이 들을 수밖에 없는 명령으로 말입니다.

영어 성경도 분명한 명령조로 말하고 있습니다.

8 Now therefore, my son, obey my word as I command you. (RSV)
8 Now therefore, my son, obey my voice according to that which I command thee. (KJV)
13 His mother said to him, "Upon me be your curse, my son; only obey my word, and go, fetch them to me." (RSV)
13 And his mother said unto him, Upon me be thy curse, my son: only obey my voice, and go fetch me them. (KJV)

 

리브가는 이삭이 에서에게 줄 축복이 원래는 야곱을 위한 것임을 믿었고, 또한 야곱이 그것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리브가는 결국 그것을 본인이 직접 하려다가 이삭에게 속임수를 써는 잘못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그녀는 야곱을 여호와 앞에서라는 말로 미끼를 넣어 야곱을 회유하고 악을 행하게 하였습니다. 그녀는 이로 인하여 야곱뿐 아니라 에서의 길에도 걸림돌을 놓았고, 에서가 야곱과 신앙을 미워하게 만들 구실을 주었습니다. 모두가 하나님 앞에서 믿음과 기도로 해결하지 않고, 자기의 뜻대로 하려고 한 죄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이 사례는 마치 옳은 목적을 위해서 잘못된 수단을 사용하는 것을 정당화하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리하여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일을 하는데 하나님의 뜻대로 가도록 기도하고 협력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방법이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특히 영적 리더가 자신이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하나님의 뜻이라고 하면서 독선적으로 일하는 것이 매우 일반적인 현상이 되었습니다. 사도 바울처럼 토론하고 함께 기도하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잘못된 행태에 대한 대답은 하나님께서 이미 아브라함에게 말씀하신 것입니다. 아브라함은 약속의 씨를 주시겠다는 하나님의 말씀을 끝까지 붙잡지 못했습니다. 그는 거의 100세가 다가오자 이제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보다는 이스마엘을 후계자로 삼고자 마음먹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완전하신 분이십니다. 그분은 어떤 상황에서도 그분의 약속을 지키십니다.

  • 창세기 17:1b 나는 전능한 하나님이라 너는 내 앞에서 행하여 완전하라

또한 13절의 "내 아들아 너의 저주는 내게로 돌리리니 내 말만 따르고 가서 가져오라"는 리브가의 말은 매우 경솔하였습니다. "내 아들아, 너의 저주는 나에게로 돌아갈 것이다." 모든 죄와 율법의 저주, 멍에는 오직 그리스도께서 담당하십니다. 따라서 어떤 피조물이라도 "너의 저주는 나에게로 돌아갈지어다"라고 말하는 것은 너무나 대담하고, 자신의 주제를 넘는 것입니다.

 

리브가의 계획은 성공했습니다. 이제 야곱은 더 이상 반대하지 않고 어머니에게 순종합니다. 리브가는 야곱에게 에서의 좋은 옷을 입히고, 염소 새끼의 가죽으로 그의 손과 목에 붙여 주었습니다. 염소는 사람의 자연적인 성장에 따른 털과 매우 유사하다고 합니다.

 

이제 아버지와 아들의 기묘한 인터뷰가 시작됩니다. "내 아들아, 너는 누구냐?(Who art thou, my son?)" 이 말을 들은 야곱은 아마 가슴이 "쿵"하고 묵직하게 내려앉았을 것입니다. 얼마나 떨리고 두려웠을까요? 야곱의 목소리는 이삭과 같이 씩씩하지 않고 다소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제 시위를 벗어나 돌이킬 수 없는 화살과 같이 고의적으로 아버지를 속이는 과정을 밟습니다.

  • "저는 아버지의 맏아들 에서입니다. 아버지께서 말씀하신 그대로 하였습니다. 이제 일어나 앉으셔서, 제가 사냥하여 온 고기를 잡수시고, 저에게 마음껏 축복하여 주십시오(19)."

이삭은 나이가 많아 허약한 가운데 침상에 누워 있었습니다. 앉는 자세는 식사하기에 편리한 비스듬한 자세였습니다.

  • "아버지께서 섬기시는 주 하나님이, 일이 잘 되게 저를 도와 주셨습니다." (상황에 맞게 대화체로 풀어가기 위해 대화 부분은 표준새번역을 인용)

이것은 맛있는 음식을 서둘러 준비한 이삭의 놀라움에 대한 대담한 대답입니다. 평소에 하나님이란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 에서의 말에 오히려 당황한 아버지는 이제 야곱에게 더욱 곤란한 시험을 줍니다. 이삭은 지금 앞에 있는 야곱이 에서가 아닌 것을 느끼면서도 분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삭의 귀는 목소리의 차이를 느끼지만 그의 손은 에서의 털이 많은 피부를 느낍니다. 눈으로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 그 후 여러 테스트의 결과는 확신할 수 없지만 손으로 만져본 털이 많은 피부를 만져보고 결국 축복하기로 결정합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다시 한번 묻습니다(24). "네가 정말로 나의 아들 에서냐?(Are you really my son Esau?)" 야곱이 확실하게 대답합니다. "그렇습니다(I am)" 그런 다음 이삭은 식사를 요청하고 먹습니다.

이제 이삭은 야곱에게 키스를 하고 축복합니다(27b-29).

 

야곱이 여기에서 세 가지 축복을 받은 것은 첫째, 풍족함(28)이며, 하늘과 땅이 하나가 되어 그를 부유하게 만들게 될 것입니다. 둘째로, 권세(29)입니다. 특히 그의 형제, 즉 에서와 그의 후손까지 굴복시킵니다. 셋째, 복의 기준이 됩니다. 그를 저주하는 자는 저주를 받고, 그를 축복하는 자는 축복을 받게 됩니다. 이 약속은 메시아에 대한 약속을 수반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족장들의 언어로 "(blessing)"이었습니다. 그 안에는 영적인 축복까지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 땅을 다스리는 메시야가 그에게서 나오리라는 것(민수기24:19), 통치권과 별과 홀을 가지실 이가 야곱에게서 나올 것입니다(27:17).

30절에서 "이삭이 야곱에게 축복하기를 마치매 야곱이 그의 아버지 이삭 앞에서 나가자 곧 그의 형 에서가 사냥하여 돌아온지라"라고 되어 있어서 상황의 긴급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원문이나 영어 성경을 보면 긴박한 상황이 잘 표현되었습니다.

 

히브리어 원문으로는 "그리고 이삭이 야곱을 축복하자마자 바로 야곱은 그의 아버지 이삭 앞에서 나가고 나갔다 그리고 야곱이 그의 사냥으로부터 돌아왔다" 야곱이 축복이 끝나자마자 서둘러 나간 상황을 "나갔다"는 말을 2번이나 반복하여 사용한 것입니다. 가슴 쓸어내리는 위험이 있었지만 리브가의 계획은 완전히 성공했고, 야곱은 장자의 축복을 얻었습니다. 막간의 차이로 야곱이 승리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야곱뿐만 아니라 이삭, 리브가, 에서 모두가 각자의 죄로 인한 고통을 오랜 세월 감내해야 했습니다.

 

에서의 잃어버린 축복 (30-40)

30 이삭이 야곱에게 축복하기를 마치매 야곱이 그의 아버지 이삭 앞에서 나가자 곧 그의 형 에서가 사냥하여 돌아온지라 31 그가 별미를 만들어 아버지에게로 가지고 가서 이르되 아버지여 일어나서 아들이 사냥한 고기를 잡수시고 마음껏 내게 축복하소서 32 그의 아버지 이삭이 그에게 이르되 너는 누구냐 그가 대답하되 나는 아버지의 아들 곧 아버지의 맏아들 에서로소이다 33 이삭이 심히 크게 떨며 이르되 그러면 사냥한 고기를 내게 가져온 자가 누구냐 네가 오기 전에 내가 다 먹고 그를 위하여 축복하였은즉 그가 반드시 복을 받을 것이니라 34 에서가 그의 아버지의 말을 듣고 소리 질러 슬피 울며 아버지에게 이르되 내 아버지여 내게 축복하소서 내게도 그리하소서 35 이삭이 이르되 네 아우가 와서 속여 네 복을 빼앗았도다 36 에서가 이르되 그의 이름을 야곱이라 함이 합당하지 아니하니이까 그가 나를 속임이 이것이 두 번째니이다 전에는 나의 장자의 명분을 빼앗고 이제는 내 복을 빼앗았나이다 또 이르되 아버지께서 나를 위하여 빌 복을 남기지 아니하셨나이까 37 이삭이 에서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내가 그를 너의 주로 세우고 그의 모든 형제를 내가 그에게 종으로 주었으며 곡식과 포도주를 그에게 주었으니 내 아들아 내가 네게 무엇을 할 수 있으랴 38 에서가 아버지에게 이르되 내 아버지여 아버지가 빌 복이 이 하나 뿐이리이까 내 아버지여 내게 축복하소서 내게도 그리하소서 하고 소리를 높여 우니 39 그 아버지 이삭이 그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네 주소는 땅의 기름짐에서 멀고 내리는 하늘 이슬에서 멀 것이며 40 너는 칼을 믿고 생활하겠고 네 아우를 섬길 것이며 네가 매임을 벗을 때에는 그 멍에를 네 목에서 떨쳐버리리라 하였더라

윌리암 브라세이(William Brassey; 1846-1917), "에서의 절망 (The Despair of Esau)"

에서가 들어왔지만 이미 때가 늦었습니다. 이삭은 놀라며 묻습니다. "그럼 누가?" RSV 영어 성경에서는 "Who was it then that..." KJV에서는 "Who?"라고 말합니다. 그 순간 이삭의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을 것입니다. 그는 자기의 뜻대로 에서에게 축복하기로 계획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모든 것이 바뀌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그는 하나님의 뜻이라는 것을 직감했을 것입니다.

  • "그렇다면, 네가 오기 전에 나에게 사냥한 고기를 가져 온 게 누구란 말이냐? 네가 오기 전에, 내가 그것을 이미 다 먹고, 그에게 축복하였으니, 바로 그가 복을 받을 것이다." (33절, 표준새번역)

"바로 그가 복을 받을 것이다" 야곱은 의심할 여지없이 어머니의 사주를 받아 사기를 쳤고, 에서가 만약 조금이라도 의롭고 정당했더라면 이삭은 자신이 야곱에게 했던 축복을 철회하거나 무효로 했을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삭은 이제 야곱이 비록 합당하지 않은 수단을 사용하여 목적을 달성하는 데 있어 야곱의 잘못이 무엇이든 간에, 하나님의 뜻에 합당하지 않은 에서를 편애한 것은 그 자신에게 잘못이 있다고 느꼈을 것입니다. 그는 또한 축복이 부모의 편견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과 주권에 따라 나온 것이기 때문에 취소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삭은 이제 영적 축복이 야곱의 가계에 내려지는 것이 섭리의 계획임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한편 에서는 그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잘못한 것이 많지 않았기 그 일을 당하는 것이 고통스러웠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의 마음은 여전히 영적인 축복의 중요성에 대해서 열려 있지 않았습니다. 이삭은 야곱이 속임수로 축복을 받았다고 인식합니다(35). 에서는 자신이 야곱의 속임수로 인해 억울하게 당했다고 호소합니다(36). 그러나 오히려 이삭은 에서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인가를 묻습니다(37b). 그러자 에서는 "아버지에게 축복이 하나밖에 없습니까?"라고 외칩니다(38). 에서가 영적 축복을 하찮게 여긴 결과는 혹독하였습니다. 히브리서에서는 이런 에서를 망령된 자라고 평가합니다.

  • 히브리서 12:16 음행하는 자와 혹 한 그릇 음식을 위하여 장자의 명분을 판 에서와 같이 망령된 자가 없도록 살피라  

에서는 동생을 섬겨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가 매임에서 벗어날 때에는 목에서 멍에를 떨쳐버릴 것입니다(40). 에돔이 그의 형제에게 복종할 것이라는 예언은 문자 그대로 성취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이두매(에돔)는 오랫동안 유다에게만 종속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처음에는 요람 시대에 이어 아하스 시대에 반란을 일으키고 자유를 되찾았습니다. 그리고 유다 마카베오(Judas Maccabaeus)의 조카인 히르카누스(Hyrcanus)가 다시 이곳을 정복했습니다. 그리고 헤롯 왕조가 에돔 왕조에서 나왔다는 것도 의미심장합니다. 유다가 어려운 시기에는 에돔이 그들의 목에서 멍에를 부러뜨렸습니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에돔은 그의 형제를 섬겼습니다.

 

야곱이 에서의 분노를 피하다 이삭이 야곱을 라반에게 보냄 (41-46)

41 그의 아버지가 야곱에게 축복한 그 축복으로 말미암아 에서가 야곱을 미워하여 심중에 이르기를 아버지를 곡할 때가 가까웠은즉 내가 내 아우 야곱을 죽이리라 하였더니 42 맏아들 에서의 이 말이 리브가에게 들리매 이에 사람을 보내어 작은 아들 야곱을 불러 그에게 이르되 네 형 에서가 너를 죽여 그 한을 풀려 하니 43 내 아들아 내 말을 따라 일어나 하란으로 가서 내 오라버니 라반에게로 피신하여 44 네 형의 노가 풀리기까지 몇 날 동안 그와 함께 거주하라 45 네 형의 분노가 풀려 네가 자기에게 행한 것을 잊어버리거든 내가 곧 사람을 보내어 너를 거기서 불러오리라 어찌 하루에 너희 둘을 잃으랴

46 리브가가 이삭에게 이르되 내가 헷 사람의 딸들로 말미암아 내 삶이 싫어졌거늘 야곱이 만일 이 땅의 딸들 곧 그들과 같은 헷 사람의 딸들 중에서 아내를 맞이하면 내 삶이 내게 무슨 재미가 있으리이까

로돌포 아모에도(Rodolfo Amoedo; 1857-1941, 브라질 화가), "야곱의 출발", 1884

에서는 아버지를 곡할 날이 가까웠음을 알았고(41), 이삭 자신도 그러하리라 기대했습니다(2). 그러나 이삭은 그 이후로도 63년이란 세월을 더 살았습니다. 그래서 무덤에 가기까지는 인생에 대해 장담해서는 안 됩니다. 

 

리브가는 에서가 야곱을 죽이겠다는 말에 두려워서 야곱을 결혼을 핑계로 밧담 아람 오빠 라반의 집으로 보냅니다.

결국 에서는 야곱을 죽이지 못했습니다. 그의 마음은 오랜 세월 동생에 대한 분노와 미움이 컸을 것입니다. 그러나 세월은 사람에게 망각의 축복을 가져다 줍니다(전도서5:2). 오랜 세월이 흘러 에서와 야곱은 화해를 하고, 또한 아버지 이삭의 장례를 함께 지내고, 이후에 에서가 먼저 야곱을 떠나게 됩니다(33, 36).

 

27장 말씀은 이삭과 리브가, 그리고 야곱과 에서의 4인 가족이 삶의 여정 가운데 보이는 갈등과 그 원인에 대해 살펴보게 됩니다. 그들의 삶에서 하나님이 빠져 있었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입니다. 그들 대부분은 하나님의 말씀을 잣대로 들이대고, 하나님의 뜻대로, 하나님의 말씀을 좇아 순종하는 삶을 산다고 하지만 실제 행동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순종이 자기중심적일 때 얼마나 큰 비극을 만들어 내는지를 보게 됩니다. 이는 하나님이 기뻐하지 않으시는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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