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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08_룻기_성화와 함께 읽기(Visio Divina)

룻기 3장_룻과 보아스_타작마당

by 적아소심 2023. 3. 3.

룻기 제3장


▣ 1-18 룻이 보아스와 가까워지다

1 룻의 시어머니 나오미가 그에게 이르되 내 딸아 내가 너를 위하여 안식할 곳을 구하여 너를 복되게 하여야 하지 않겠느냐 2 네가 함께 하던 하녀들을 둔 보아스는 우리의 친족이 아니냐 보라 그가 오늘 밤에 타작 마당에서 보리를 까불리라 3 그런즉 너는 목욕하고 기름을 바르고 의복을 입고 타작 마당에 내려가서 그 사람이 먹고 마시기를 다 하기까지는 그에게 보이지 말고 4 그가 누울 때에 너는 그가 눕는 곳을 알았다가 들어가서 그의 발치 이불을 들고 거기 누우라 그가 네 할 일을 네게 알게 하리라 하니 5 룻이 시어머니에게 이르되 어머니의 말씀대로 내가 다 행하리이다 하니라 6 그가 타작 마당으로 내려가서 시어머니의 명령대로 다 하니라

 

7 보아스가 먹고 마시고 마음이 즐거워 가서 곡식 단 더미의 끝에 눕는지라 룻이 가만히 가서 그의 발치 이불을 들고 거기 누웠더라 8 밤중에 그가 놀라 몸을 돌이켜 본즉 한 여인이 자기 발치에 누워 있는지라 9 이르되 네가 누구냐 하니 대답하되 나는 당신의 여종 룻이오니 당신의 옷자락을 펴 당신의 여종을 덮으소서 이는 당신이 기업을 무를 자가 됨이니이다 하니 10 그가 이르되 내 딸아 여호와께서 네게 복 주시기를 원하노라 네가 가난하건 부하건 젊은 자를 따르지 아니하였으니 네가 베푼 인애가 처음보다 나중이 더하도다 11 그리고 이제 내 딸아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네 말대로 네게 다 행하리라 네가 현숙한 여자인 줄을 나의 성읍 백성이 다 아느니라 12 참으로 나는 기업을 무를 자이나 기업 무를 자로서 나보다 더 가까운 사람이 있으니 13 이 밤에 여기서 머무르라 아침에 그가 기업 무를 자의 책임을 네게 이행하려 하면 좋으니 그가 그 기업 무를 자의 책임을 행할 것이니라 만일 그가 기업 무를 자의 책임을 네게 이행하기를 기뻐하지 아니하면 여호와께서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노니 내가 기업 무를 자의 책임을 네게 이행하리라 아침까지 누워 있을지니라 하는지라


14 룻이 새벽까지 그의 발치에 누웠다가 사람이 서로 알아보기 어려울 때에 일어났으니 보아스가 말하기를 여인이 타작 마당에 들어온 것을 사람이 알지 못하여야 할 것이라 하였음이라 15 보아스가 이르되 네 겉옷을 가져다가 그것을 펴서 잡으라 하매 그것을 펴서 잡으니 보리를 여섯 번 되어 룻에게 지워 주고 성읍으로 들어가니라 16 룻이 시어머니에게 가니 그가 이르되 내 딸아 어떻게 되었느냐 하니 룻이 그 사람이 자기에게 행한 것을 다 알리고 17 이르되 그가 내게 이 보리를 여섯 번 되어 주며 이르기를 빈 손으로 네 시어머니에게 가지 말라 하더이다 하니라 18 이에 시어머니가 이르되 내 딸아 이 사건이 어떻게 될지 알기까지 앉아 있으라 그 사람이 오늘 이 일을 성취하기 전에는 쉬지 아니하리라 하니라

Dress by Avi Katz

"그런즉 너는 목욕하고 기름을 바르고 의복을 입고 타작 마당에 내려가서 사람이 먹고 마시기를 하기까지는 그에게 보이지 말고(3)”

Ruth and Naomi in the field of Boaz, c.1530-40 (panel), Jan van Scorel (1495- 1562, Netherlands) 보아스 밭의 룻과 나오미 , 얀 반 스코렐 , 네덜란드

나오미의 본격적인 조언이 시작됩니다. 성경에서는 나오미가 보아스의 밭에 나가지는 않았지만, 밭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방안에서도 훤히 알 수 있는 것이 나오미의 경험과 지혜입니다. 나오미는 마치 밭에 있는 것처럼 룻에게 어떻게 해야할지를 자세하고 생생하게 가르쳐줍니다.

 

룻이 충성과 신실함으로 나오미를 부양했다면, 이스라엘의 율법과 전통을 잘 알고 있는 나오미는 지혜로 룻의 인생 여정에 방향을 제시해 줍니다. 인생은 이렇게 서로 부족하지만 서로의 필요를 채워주는 상호작용 가운데 더욱 풍요로워지는 것 아닐지요. 나오미가 룻에게 해 주는 말들은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제 3자가 곁에서 조근조근 설명해 주는 내레이션(narration)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저만 그런 것일까요?

comes to take shelter under Boaz's cloak. Engraving, 1853, 룻이 보아스의 옷 안으로 들어오다 , 판화

"그가 누울 때에 너는 그가 눕는 곳을 알았다가 들어가서 그의 발치 이불을 들고 거기 누우라 그가 일을 네게 알게 하리라 하니(4)"

Ruth at the feet of Boaz, Marc Chagall, 1960 보아스의 발치에 있는 룻, 샤갈 작품

달빛만이 대지를 비추는 어둑한 밤의 풍경이 펼쳐집니다. 보아스는 팔에 머리를 기대고 잠들어 있는 것이 분명하지만 룻은 그렇지 않습니다. 룻은 눈을 뜨고 가슴을 드러내고 있으며 얼굴 표정을 보면 묘한 웃음기가 보입니다. 자기 인생 여정을 기구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표정이 전혀 어둡지 않습니다. 

 

대낮에 장면을 그리는 것은 충분히 쉽지만 여기 풍경은 어둠에 가려져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샤갈은 그 순간을 생생하게 살려냈습니다. 달의 반짝이는 빛이 지배적입니다. 달은 고대 전설에서 여성의 행성이며, 그 원은 룻의 둥근 가슴으로 살아납니다. 룻의 얼굴은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 순간은 룻의 인생에서 중요한데, 룻의 마음은 얼마나 쿵덕쿵덕 할까요?

"밤중에 그가 놀라 몸을 돌이켜 본즉 한 여인이 자기 발치에 누워 있는지라 (8)"

Ruth and Boaz by Chris Higham 룻과 보아스, 크리스 히그햄 작품

"이르되 네가 누구냐 하니 대답하되 나는 당신의 여종 룻이오니 당신의 옷자락을 당신의 여종을 덮으소서 이는 당신이 기업을 무를 자가 됨이니이다 하니(9)"

Threshing by Avi Katz 타작마당, 아비 카츠 작품
Ruth and Boaz, Hersent Louis (1777-1860) 룻과 보아스 , 루이 허센트 작품

"이르되 네가 누구냐 하니 대답하되 나는 당신의 여종 룻이오니 당신의 옷자락을 펴 당신의 여종을 덮으소서 이는 당신이 기업을 무를 자가 됨이니이다 하니 그가 이르되 딸아 여호와께서 네게 주시기를 원하노라 네가 가난하건 부하건 젊은 자를 따르지 아니하였으니 네가 베푼 인애가 처음보다 나중이 더하도다(9-10)"

Boaz wakes and sees Ruth at his feet, Marc Chagall, 1960 보아스가 깨어 발치에 있는 룻을 바라보다, 1960, 샤갈 작품

아침에 타작마당에서 잠에서 깬 보아스는 룻이 옆에 누워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나오미의 조언에 따라 룻은 보아스가 청혼해 올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고 갑니다.

 

사랑과 성적 기쁨을 노래하는 이 시편에서 오른쪽 상단에는 붉은 태양이 떠오릅니다. 룻과 보아스는 추수철 타작마당에서 함께 아침에 일어납니다. 그들은 곡식 단, 번영과 풍요로운 미래의 징조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샤갈은 성경이 이 점에 대해 언급하지 않더라도 전날 밤에 일어난 일에 대해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것 같아 보입니다. 룻은 행복한 여성이고 보아스는 적극적으로 날아오릅니다.

 

7절 하반절에 "룻이 가만히 가서 그의 발치 이불을 들고 거기 누웠더라"라는 영어성경에서는 "and she came softly, and uncovered his feet, and laid her down(KJV)." "Then she came softly, and uncovered his feet, and lay down(RSV). "Ruth approached quietly, uncovered his feet and lay down(NIV)."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보아스가 마침내 잠자리에 누웠을 때 룻은 그에게 다가가 '발밑'에 누웠습니다. '발'은 남성성(性)에 대한 성경적 완곡 어법입니다. 그가 깨어나 그녀를 보았을 때 그녀는 그에게 '담요로 자신을 덮어달라'고 요청했습니다(“당신의 옷자락을 펴 당신의 여종을 덮으소서”룻기3:9). 완곡한 표현이지만 이는 결혼해 주기를 요청한 것입니다.

Boaz and Ruth, Charles Lock Eastlake (1793–1865), Shipley Art Gallery 보아스와 룻, 챨스 록 이스트레이크(영국) 작품
Ruth and Boaz, James Tisso, between 1896-1902

자기의 날개의 보호 아래로 들어온 젊은 룻을 보며, 보아스는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 것 같습니다. 나이가 많이 들어가면서 결혼을 하기 쉽지 않다고 생각했었는데 늦은 나이에 이런 일이 생기다니, 참으로 고민도 많이 했겠지요. 그러나 그는 룻에 대해 아주 호의적이었습니다. 본인의 어머니도 이방인이자 기생 출신인 라합이지 않습니까?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오갈데 없던 어머니에게 손을 내밀어 준 것은 바로 아버지 살몬이었습니다. 보아스의 할아버지 나손은 모세의 출애굽 역사의 큰 줄기에서 유대 지파를 이끌었던 지도자였고, 아버지는 가나안 정복전쟁을 수행한 탁월한 리더였습니다. 얼마든지 훌륭한 가문과 정략적으로 결혼을 할 수 있었지만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그런 세상 가치 기준을 넘어섰습니다. 

 

보아스는 아버지의 마음으로 룻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마음으로 룻을 생각했습니다. 룻의 행동과 말이 너무나 기특하고 예뻤겠지요. 이제 그는 결심합니다. 룻을 위해서 무엇인가를 할 기세입니다.  

Boaz pouring Six Measures of Barley into Ruth's veil, Rembrandt Harmensz. van Rijn(1606-1669) 룻의 겉옷에 보리를 여섯 번 되어 주는 보아스, 렘브란트 작품

"보아스가 이르되  겉옷을 가져다가 그것을 펴서 잡으라 하매 그것을 펴서 잡으니

보리를 여섯  되어 룻에게 지워 주고 성읍으로 들어가니라(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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