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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엘상 제9장_사울이 사무엘을 만나다

by 적아소심 2023. 12. 28.

사무엘상 9:1-27

 

사울이 사무엘을 만나다

1 베냐민 지파에 기스라 이름하는 유력한 사람이 있으니 그는 아비엘의 아들이요 스롤의 손자요 베고랏의 증손이요 아비아의 현손이며 베냐민 사람이더라 2 기스에게 아들이 있으니 그의 이름은 사울이요 준수한 소년이라 이스라엘 자손 중에 그보다 더 준수한 자가 없고 키는 모든 백성보다 어깨 위만큼 더 컸더라

 

3 사울의 아버지 기스가 암나귀들을 잃고 그의 아들 사울에게 이르되 너는 일어나 한 사환을 데리고 가서 암나귀들을 찾으라 하매 4 그가 에브라임 산지와 살리사 땅으로 두루 다녀 보았으나 찾지 못하고 사알림 땅으로 두루 다녀 보았으나 그 곳에는 없었고 베냐민 사람의 땅으로 두루 다녀 보았으나 찾지 못하니라 (원문에는 '두루 다녀 보았으나'가 4회 쓰임)

 

5 그들이 숩 땅에 이른 때에 사울이 함께 가던 사환에게 이르되 돌아가자 내 아버지께서 암나귀 생각은 고사하고 우리를 위하여 걱정하실까 두려워하노라 하니 6 그가 대답하되 보소서 이 성읍에 하나님의 사람이 있는데 존경을 받는 사람이라 그가 말한 것은 반드시 다 응하나니 그리로 가사이다 그가 혹 우리가 갈 길을 가르쳐 줄까 하나이다 하는지라 7 사울이 그의 사환에게 이르되 우리가 가면 그 사람에게 무엇을 드리겠느냐 우리 주머니에 먹을 것이 다하였으니 하나님의 사람에게 드릴 예물이 없도다 무엇이 있느냐 하니 8 사환이 사울에게 다시 대답하여 이르되 보소서 내 손에 은 한 세겔의 사분의 일이 있으니 하나님의 사람에게 드려 우리 길을 가르쳐 달라 하겠나이다 하더라 9 (옛적 이스라엘에 사람이 하나님께 가서 물으려 하면 말하기를 선견자에게로 가자 하였으니 지금 선지자라 하는 자를 옛적에는 선견자라 일컬었더라) 10 사울이 그의 사환에게 이르되 네 말이 옳다 가자 하고 그들이 하나님의 사람이 있는 성읍으로 가니라

 

11 그들이 성읍을 향한 비탈길로 올라가다가 물 길으러 나오는 소녀들을 만나 그들에게 묻되 선견자가 여기 있느냐 하니 12 그들이 대답하여 이르되 있나이다 보소서 그가 당신보다 앞서 갔으니 빨리 가소서 백성이 오늘 산당에서 제사를 드리므로 그가 오늘 성읍에 들어오셨나이다 13 당신들이 성읍으로 들어가면 그가 먹으러 산당에 올라가기 전에 곧 만나리이다 그가 오기 전에는 백성이 먹지 아니하나니 이는 그가 제물을 축사한 후에야 청함을 받은 자가 먹음이니이다 그러므로 지금 올라가소서 곧 그를 만나리이다 하는지라 14 그들이 성읍으로 올라가서 그리로 들어갈 때에 사무엘이 마침 산당으로 올라가려고 마주 나오더라

 

15 사울이 오기 전날에 여호와께서 사무엘에게 알게 하여 이르시되 16 내일 이맘 때에 내가 베냐민 땅에서 한 사람을 네게로 보내리니 너는 그에게 기름을 부어 내 백성 이스라엘의 지도자로 삼으라 그가 내 백성을 블레셋 사람들의 손에서 구원하리라 내 백성의 부르짖음이 내게 상달되었으므로 내가 그들을 돌보았노라 하셨더니 17 사무엘이 사울을 볼 때에 여호와께서 그에게 이르시되 보라 이는 내가 네게 말한 사람이니 이가 내 백성을 다스리리라 하시니라 18 사울이 성문 안 사무엘에게 나아가 이르되 선견자의 집이 어디인지 청하건대 내게 가르치소서 하니 19 사무엘이 사울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내가 선견자이니라 너는 내 앞서 산당으로 올라가라 너희가 오늘 나와 함께 먹을 것이요 아침에는 내가 너를 보내되 네 마음에 있는 것을 다 네게 말하리라 20 사흘 전에 잃은 네 암나귀들을 염려하지 말라 찾았느니라 온 이스라엘이 사모하는 자가 누구냐 너와 네 아버지의 온 집이 아니냐 하는지라 21 사울이 대답하여 이르되 나는 이스라엘 지파의 가장 작은 지파 베냐민 사람이 아니니이까 또 나의 가족은 베냐민 지파 모든 가족 중에 가장 미약하지 아니하니이까 당신이 어찌하여 내게 이같이 말씀하시나이까 하니

 

22 사무엘이 사울과 그의 사환을 인도하여 객실로 들어가서 청한 자 중 상석에 앉게 하였는데 객은 삼십 명 가량이었더라 23 사무엘이 요리인에게 이르되 내가 네게 주며 네게 두라고 말한 그 부분을 가져오라 24 요리인이 넓적다리와 그것에 붙은 것을 가져다가 사울 앞에 놓는지라 사무엘이 이르되 보라 이는 두었던 것이니 네 앞에 놓고 먹으라 내가 백성을 청할 때부터 너를 위하여 이것을 두고 이 때를 기다리게 하였느니라 그 날에 사울이 사무엘과 함께 먹으니라

 

사무엘이 사울에게 기름을 붓다

25 그들이 산당에서 내려 성읍에 들어가서는 사무엘이 사울과 함께 지붕에서 담화하고 26 그들이 일찍이 일어날새 동틀 때쯤이라 사무엘이 지붕에서 사울을 불러 이르되 일어나라 내가 너를 보내리라 하매 사울이 일어나고 그 두 사람 사울과 사무엘이 함께 밖으로 나가서 27 성읍 끝에 이르매 사무엘이 사울에게 이르되 사환에게 우리를 앞서게 하라 하니라 사환이 앞서가므로 또 이르되 너는 이제 잠깐 서 있으라 내가 하나님의 말씀을 네게 들려 주리라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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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장에서 이스라엘 장로들과 백성들의 왕정제도 요구에 대해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후, 그 후속 절차들이 속도감 있게 진행됩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요구가 불신앙에 근거한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요구에 따라 왕의 선택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십니다.

 

이에 9-10장에서는 사울을 기름부어 왕으로 삼은 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먼저 9장에서는 사무엘과 사울의 역사적인 만남에 대해 상세히 묘사하고 있습니다.

  • 사울은 아버지 기스의 명령에 따라 사환 한 명을 데리고 아버지가 잃은 암나귀를 찾으러 나섰다가 찾지 못하고 귀가하려던 차에 사환의 조언에 따라 선견자 사무엘을 만나기 위해 라마로 향합니다(1-14).
  • 그리고 하나님은 사울이 오기 전날 사무엘에게 이스라엘의 왕이 될 자를 보내실 것을 계시하시고, 실제로 사울이 사무엘에게 왔을 때 그가 바로 하나님이 지정한 자임을 알려주셨습니다(15-17절).
  • 이렇게 하여 사무엘과 사울의 역사적인 만남은 이루어지고 사무엘은 사울을 면담하고 그에게 이스라엘 왕이 될 것이라고 알려주었습니다(18-27절).

하나님은 사울을 이스라엘의 초대 왕으로 세우기 위해 섬세하게 준비하시고, 사무엘을 준비시킵니다. 하나님은 사울을 사무엘이 있는 라마성까지 인도하시기 위해 일정 하나하나를 기획하시고, 그에 따라 정확하게 사무엘과 사울이 만남을 이룰 수 있도록 각 contact point를 연결하십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방법과 절차는 우리의 삶과 역사 안에서 모든 인도하심에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따라서 우리 삶과 역사에서 우연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 마태복음 10:29-31 참새 두 마리가 한 앗사리온에 팔리지 않느냐 그러나 너희 아버지께서 허락하지 아니하시면 그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아니하리라. 너희에게는 머리털까지 다 세신 바 되었나니, 두려워하지 말라 너희는 많은 참새보다 귀하니라

1-2절에서는 사울의 족보가 나옵니다.

"베냐민 지파에 기스라 이름하는 유력한 사람이 있으니" 하나님께서 왕 한 사람을 세우기 위하여 한 집안을 택하십니다. 하나님은 새로운 역사를 만들고 섭리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역사의 다른 한 줄기에서 한 집안의 족보를 주목하십니다. 여기서 유력한 사람이란 히브리어로 '낍보르 하이일(גִּבּ֖וֹר חָֽיִל)'인데 구약성경에서 주로 '재산이 많은(룻기2:1; 왕하15:20)', '강력한 힘이 있는(33:16)', '용감한(삼상16:18)'의 의미로 번역되었습니다. 실제로 사울의 아버지 기스는 사환을 부릴 정도로 재산이 있었습니다(3). 또한 사울의 집안은 이스라엘의 군대장관이 나올만큼 강력한 힘도 소유했습니다(14:50). 또한 사울은 개인적으로 용감한 용사였습니다(10:24). 하나님은 왕의 자격을 갖출만한 사람을 찾고 있었는데, 마침 기스가 하나님의 주목을 받았고, 그의 아들 사울이 하나님의 낙점을 받게 된 것입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사울'이라는 이름의 의미입니다. '사울'이란 이름은 '묻다', '요청하다'란 뜻을 가진 말을 어원으로 하여 "요구하여 얻은 자"라는 뜻입니다. 앞서 8장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께 이방 나라와 같은 왕을 요구했었습니다. 저자는 사울이라는 이름을 부각시킴으로써 이스라엘 백성들의 불신앙적인 요구를 독자들에게 상기시켜주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을 버리고 이방 나라들처럼 되겠다는 불신앙적인 선택을 허용하시고, 그들에게 왕을 주실 때 이스라엘에 대한 분노하심이 있었습니다.

  • 호세아 13:10-11 “전에 네가 이르기를 내게 왕과 지도자들을 주소서 하였느니라 네 모든 성읍에서 너를 구원할 자 곧 네 왕이 이제 어디 있으며 네 재판장들이 어디 있느냐? 내가 분노하므로 네게 왕을 주고 진노하므로 폐하였노라”

위 말씀에 의하면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왕정제도를 허락하신 것은 결국 분노하심의 결과였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그 분노가 결코 심판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사울'이라는 이름을 통해 독자들에게 이스라엘의 불신앙과 완고함을 보여주시는 것 같습니다.

 

2절에서 사울에 대하여 준수한 소년이라 말합니다. 히브리 원어 성경에서는 토브(טוֹב) , ‘good’이라는 의미의 단어를 사용하였는데, RSV 영어성경에서는 ‘handsome(준수한)’이라 하였고, KJV에서는 ‘a choice young man, and a goodly(뛰어나고 선한)’라고 번역하였습니다. 2b절에서 사무엘의 키가 모든 백성의 어깨 위보다 컸다는 것은 그의 신체적 조건이 당시 왕의 조건에 대한 자연스러운 칭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그의 외모는 왕으로서의 합당한 모습이라는 것입니다.

 

3절에서는 사울의 외모뿐만 아니라 그 내면성 측면에서도 왕의 자질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사울의 아버지 기스는 암나귀를 잃어버리자 사울에게 그것을 찾도록 하였습니다. 당시 말은 희귀하기 때문에 민간인이 소유하기가 어려웠고, 대신 나귀가 농사일과 여행에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재산이었습니다. 사울의 아버지 기스가 나귀 떼와 여러 명의 사환을 데리고 있었다는 것은 어느 정도 재력이 있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4-5절에서 사울이 나귀를 찾기 위한 동선은 확실하게 추적할 수 없습니다.

사울이 암나귀를 찾기 위해 돌아다닌 동선을 보면 <에브라임 산지 살리사 땅 사알림 땅 베냐민 사람의 땅 숩 땅>인데, 지금의 어느 위치인지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성경에서의 동일 지명을 참조하여 지도에 동선을 표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빨간 선은 따라 암나귀를 찾는 길이고, 빨간 점선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입니다.

사울과 사환이 암나귀를 찾아 다닌 경로

 

그는 기브아의 집에서 출발하여 에브라임 산(삼상1:1)을 거쳐 살리사 땅‘, 아마도 바알-살리사(왕하4:42) 주변 지역에서 북쪽으로 간 다음 S로 방향을 틀어 북서 방향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입니다. 단에 있는 사알림 땅을 횡단하고, 그 다음에는 베냐민 땅의 서쪽을 수색하여 사무엘의 도시 라마가 있는 숩 땅에 이를 때까지 찾아다녔습니다. 이 수색작업은 사흘에 걸쳐 이루어졌습니다(삼상9:20).

 

특히 4절에서 개역개정 성경에서는 '두루 다녀보았으나'가 3번 나옵니다. 그러나 원문으로 보면 전부 동사가 6개가 나오는데, 그 중에 두루 다녀보았으나4번 쓰이고, ‘찾지 못하였고2번 쓰였습니다. RSV 영어성경으로 보아도 동사가 6번 나옵니다.

  • And they passed through the hill country of E′phraim and passed through the land of Shal′ishah, but they did not find them. And they passed through the land of Sha′alim, but they were not there. Then they passed through the land of Benjamin, but did not find them.

4절 한 구절을 통해 사울과 그의 사환이 기스의 명을 좇아 산과 계곡, 그리고 사막 지대를 찾아 헤매는 모습이 마치 돌림노래를 계속 부르듯이 강한 리듬과 반복의 이미지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암나귀 한 마리를 찾기 위해 이렇게 먼 거리를 걸어서 돌아다니는 것은 웬만한 충성심과 끈기가 없으면 할 수 없는 강행군입니다. 암나귀 한 마리를 찾기 위해 온 들판을 돌아다니는 것은 해변에서 바늘을 찾는 것과 같은 막막함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3일 동안 나귀를 찾지 못하자, 이제는 아버지가 걱정할까 염려하는 사울을 보여줌으로써 사울의 충성심과 인내, 그리고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리는 배려심을 돋보이게 합니다(5). 아무튼 저자는 사울의 외모와 그의 암나귀를 찾는 행위를 통해서 독자들에게 사울이 왕의 자격을 갖추었음을 보여주고, 그가 당연히 왕이 될 것을 독자들이 예견하고 이를 충분히 인정하도록 합니다.

 

6절에서 사울이 아버지의 나귀를 찾는 일을 포기하기로 결심했을 때, 그는 선견자 사무엘의 동네에 있었습니다. 사환은 그에게 당시 유명한 선견자이자 재판관이었던 사무엘에 대해 말했습니다.

  • “이 성읍에 하나님의 사람이 있는데 존경을 받는 사람이라 그가 말한 것은 반드시 다 응하나니 그리로 가사이다 그가 혹 우리가 갈 길을 가르쳐 줄까 하나이다(6).”

요즘 같으면, ‘하나님의 사람’, ‘존경을 받는 자’라면 접근하기 쉽지 않을텐데, 이 시골 사환 청년은 주인의 잃어버린 나귀를 찾는 것이 이스라엘의 선지자이자 재판관인 사무엘을 찾아가기에 충분조건이 되는 사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것을 볼 때, 사무엘과 백성들 사이의 관계는 매우 친밀하고 가까웠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사울의 사환처럼 단순한 시골 사람이라도 그런 문제에 대해 사무엘처럼 위대한 사람의 조언을 구하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당시 이스라엘의 외딴 동네에서도 사무엘이 그렇게 사랑과 존경을 받았다는 것은 늙은 사무엘의 친절하고 따뜻하고 사심 없는 성품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사무엘의 말이 다 응하였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그가 한 말을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않게 하셔서 단에서 브엘세바까지 모든 이스라엘 백성이 사무엘이 여호와의 선지자임을 알게 되었다는 말씀(삼상3:19-20)과 연속선상에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신명기18:22절에 의하면, 선지자가 한 말이 성취(실현)되었는지 여부는 그 선지자가 하나님에게서 왔는지 아닌지의 진위를 판가름하는 핵심 기준이었습니다. 따라서 본 말씀은 사무엘을 그의 말이 모두 실제 이루어지는 하나님의 참 선지자로 다시 상기시키며 이스라엘 백성에게 왕을 주시겠다는 하나님의 약속이 반드시 실현될 것임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 신명기 18:22 만일 선지자가 있어 여호와의 이름으로 말한 일에 증험도 없고 성취함도 없으면 이는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것이 아니요 그 선지자가 제 마음대로 한 말이니 너는 그를 두려워하지 말지니라
  • 이사야 8:20 마땅히 율법과 증거의 말씀을 따를지니 그들이 말하는 바가 이 말씀에 맞지 아니하면 그들이 정녕 아침 빛을 보지 못하고 (예언의 말이 말씀에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
  • 예레미야 28:9 평화를 예언하는 선지자는 그 예언자의 말이 응한 후에야 그가 진실로 여호와께서 보내신 선지자로 인정 받게 되리라

7-8절에서 사울은 사무엘을 찾아가는데 예물에 대해 걱정합니다. 당시 풍습으로 존경하는 사람을 방문할 때 선물을 준비하는 것이 예의였습니다. 특히 사무엘은 백성들의 존경을 받았는데, 그들은 하나님의 사람에게 빈손으로 가지 않고 존경의 표시로 또는 감사의 표시로 또는 선지자가 돕는 다른 궁핍한 사람들의 지원을 위해 선물을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사환에게는 은 한 세겔의 사분의 일이 있었습니다.

 

사울은 사환의 말을 받아들여 하나님의 사람, 즉 사무엘이 있는 라마 성으로 향하였습니다(10). 그리고 라마 성에 거의 도착하여 비탈길로 올라가고 있을 때 마침 물 길러 나오는 소녀들에게 선견자가 있는 곳을 물었습니다(11). 소녀들은 오늘이 마침 산당에서 제사를 드리는 날이라 선견자가 조금 전에 성에 들어왔다고 대답하고(12) 지금 성으로 들어가면 제물을 축사하러 가는 선견자를 만날 수 있다고 말해 줍니다(13). 그만큼 사무엘의 일거수일투족은 온 성안 사람들이 알 정도로 투명하게 공개되어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제임스 티소, 사울이 젊은 여인들에게 길을 묻다 (James Tisso, Saul questions the young maidens)

위 그림에서 물 길러 오는 여인들이 사울의 주위에 많이 모여들고 있습니다. 아마 처음 보는 외지 청년에 대한 관심일 수도 있고, 키 크고 잘생긴 사울의 모습을 한번이라도 더 보고 싶은 꽃다운 소녀들의 순수한 방심(芳心)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제 다시 사울과 사환은 성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때 마침 사무엘도 산당으로 올라가려고 마주 나오고 있었습니다(14). 드디어 진실의 순간(The moment of the Truth)이 온 것입니다!

작가 모름, 사무엘과 사울의 만남 (Creator unknown, The Meeting of Samuel and Saul. Illustration from The Child's Bible, Cassell, c 1880).
제임스 티소, 사울이 사무엘을 만나다(James Tisso, Saul meets Samuel)

 

15-17절에서 드디어 사무엘과 사울이 만나게 됩니다. 전날 하나님께서는 사무엘에게 사울에 대해 미리 계시해 주셨습니다. 내일 베냐민 사람 하나를 보낼 것이니 그에게 기름을 부어 이스라엘의 지도자로 삼으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15-16). 그리고 그가 이스라엘 백성을 블레셋의 압제에서 구원할 것이라 말씀하십니다. 이는 이스라엘 백성의 부르짖음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임을 밝혀주십니다(16). 그리고 사무엘이 사울과 마주치는 순간, 하나님께서 사무엘에게 그가 바로 이스라엘의 왕이 될 자임을 알려주셨습니다(17).

 

사무엘과 사울의 첫 만남은 어떻게 진행되었을까요?

 

■ 먼저, 사무엘은 사울에게 이스라엘의 왕이 될 것이라는 예언을 해줍니다.

  • 사울이 다가오는 사무엘에게 나아가 선견자의 집의 위치를 묻습니다(18절). 사무엘이 그가 찾는 선견자인지 몰랐겠지요. 그러자 사무엘은 자신이 선견자임을 밝히고 산당으로 올라가 함께 식사할 것을 권하였습니다(19a절). 그리고 내일 아침에 돌아갈 것을 권하며, 사울의 관심사에 대해 말해주겠다고 하고(19b절), 사을 전에 잃었던 암나귀들은 이미 찾았음을 알려줍니다(20a절). 사울이 사무엘을 찾아온 목적이 잃은 암나귀이기 때문에 사무엘은 먼저 그의 가장 큰 관심사를 먼저 해소해 줍니다. 그런 후에 사울에게 바로 그가 백성들이 요구하고 기대하는 이스라엘의 왕이 될 것임을 알려줍니다(20b절).

이를 볼 때 하나님의 종은 자신이 아무리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야 하는 긴급한 사명이 있을지라도 그것을 받는 사람에게는 절대 조급하게 굴지 말아야 함을 알 수 있습니다. 사울은 아직 믿음이 연약한 청년입니다. 따라서 그의 가장 큰 문제인 암나귀 문제를 해결하고 안심시킨 후에 하나님의 말씀을 전한 것입니다. 이는 목양을 하는 목회자나 영적 리더들이 믿음이 약한 지체를 도울 때 명심해야 할 교훈입니다. 예언한답시고 무조건 내뱉으며 선포하거나 전달해서도 안 된다는 것입니다. 상대방이 준비되기 전까지는 긍정적으로 용기를 주고, 위로해 주고, 힘을 돋우어서 말씀을 감당할 수 있도록 상대방의 마음을 준비시켜 주는 배려가 필요합니다.

 

사울은 겸손하게 자신과 자신의 가족은 이스라엘 지파 중 가장 작은 베냐민 지파이며 또 그 지파 중에서도 가장 미약하다고 대답합니다(21). 왕이 되기 전 사울은 참으로 반듯하게 가정에서 신앙교육을 잘 받은 청년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 그 후에 사무엘과 사울은 같이 식사하였습니다(22-24절). 같이 식사하는 것은 친밀해지기 위한 교제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매개입니다. 식사하면서 하는 교제가 좋은 방법이라는 것은 동서고금으로 보편적일 것입니다.
  • 사무엘은 사울과 사환을 산당의 객실로 인도하여 삼십 명의 손님 중 상좌에 앉게 하였습니다(22절). 사울이 아직 어리지만 그만큼 그를 대우한다는 의미이지요. 그리고 요리사에게 미리 준비한 음식을 가져오도록 합니다(23절).
  • 요리사가 제물의 넓적다리를 내오자, 사무엘은 사울을 위해 미리 준비한 음식임을 밝히며 함께 식사를 시작합니다(24절). 사울은 백성들로부터 가장 존경받는 사무엘의 접대에 몸을 둘 바 몰랐을 것입니다. 그는 마치 꿈인양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도 몰랐을 것입니다.

사무엘이 사울을 식사 초대하다

■ 식사 후 사무엘과 사울의 대화가 시작됩니다(25-27절).

그들은 성에 들어가 지붕에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25).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을까요? 아마도 하나님의 말씀과 이스라엘의 시대적 상황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누었을 것입니다. 아침 일찍 동틀 무렵 사무엘은 사울을 집에 보내기 위해 깨워서 함께 길을 나섭니다(26). 그리고 성읍의 끝에 이르자 사무엘은 사울에게 하나님의 계시 말씀을 비밀리에 전하기 위해 사환으로 앞서게 합니다(27).

 

이상(以上)에서 보면 하나님은 하나님의 역사를 이루시는 데 있어서 매우 디테일하고, 섬세하신 분임을 알 수 있습니다. 모든 절차가 마치 아주 작은 손목시계의 톱니바퀴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돌아가는 것처럼 정확하게 맞추어져 진행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섭리와 경영은 정확하고 오류가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무슨 일을 하든지 이 전능하시고 자비로우신 창조주 하나님을 의지한다면 궁극적으로 실패는 있을 수 없습니다.

  • 잠언 16:3 너의 행사를 여호와께 맡기라 그리하면 네가 경영하는 것이 이루어지리라
  • 이사야 14:24-27 만군의 여호와께서 맹세하여 이르시되 내가 생각한 것이 반드시 되며 내가 경영한 것을 반드시 이루리라. 내가 앗수르를 나의 땅에서 파하며 나의 산에서 그것을 짓밟으리니 그 때에 그의 멍에가 이스라엘에게서 떠나고 그의 짐이 그들의 어깨에서 벗어질 것이라. 이것이 온 세계를 향하여 정한 경영이며 이것이 열방을 향하여 편 손이라 하셨나니, 만군의 여호와께서 경영하셨은즉 누가 능히 그것을 폐하며 그의 손을 펴셨은즉 누가 능히 그것을 돌이키랴
  • 이사야 28:23-29 너희는 귀를 기울여 내 목소리를 들으라 자세히 내 말을 들으라 24 파종하려고 가는 자가 어찌 쉬지 않고 갈기만 하겠느냐 자기 땅을 개간하며 고르게만 하겠느냐 25 지면을 이미 평평히 하였으면 소회향을 뿌리며 대회향을 뿌리며 소맥을 줄줄이 심으며 대맥을 정한 곳에 심으며 귀리를 그 가에 심지 아니하겠느냐 26 이는 그의 하나님이 그에게 적당한 방법을 보이사 가르치셨음이며 27 소회향은 도리깨로 떨지 아니하며 대회향에는 수레 바퀴를 굴리지 아니하고 소회향은 작대기로 떨고 대회향은 막대기로 떨며 28 곡식은 부수는가, 아니라 늘 떨기만 하지 아니하고 그것에 수레바퀴를 굴리고 그것을 말굽으로 밟게 할지라도 부수지는 아니하나니 29 이도 만군의 여호와께로부터 난 것이라 그의 경영은 기묘하며 지혜는 광대하니라

따라서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대충 듣지 않고 자세히 들으려고 애써야 합니다. 자세히 귀를 기울일 때 그 말씀 안에서 세밀한 음성을 들을 수 있습니다. 급한 일일수록 하나님 앞에 앉아 하나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그분의 대답을 기다려야 합니다. 바로 생명에 지장이 없다면 조급함을 하나님 앞에 내려놓고 그분의 음성을 듣는 것이 지혜입니다.

  • 전도서 5:1-2 너는 하나님의 집에 들어갈 때에 네 발을 삼갈지어다 가까이 하여 말씀을 듣는 것이 우매한 자들이 제물 드리는 것보다 나으니 그들은 악을 행하면서도 깨닫지 못함이니라. 너는 하나님 앞에서 함부로 입을 열지 말며 급한 마음으로 말을 내지 말라 하나님은 하늘에 계시고 너는 땅에 있음이니라 그런즉 마땅히 말을 적게 할 것이라

또한 우리에게 아무리 실패가 많아도, 우리가 하는 것마다 안 되는 길이 일만(一萬) 가지가 넘은 것 같아도, 우리 주님에게는 그것을 모두 만회하고 회복하는 방법과 절차의 수()가 무궁무진합니다. 한 마디로, 우리의 삶에 있어서, 성취하는 길은 한 가지이고, 실패하는 길은 만() 가지가 넘습니다. 그러나 우리 주님께는 성취하는 길이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우리의 생각과 방법은 너무나 얕아서 금방 밑천이 드러납니다. 우리의 생각도 짧고(실제 한 가지 문제로 15분 이상 집중하여 생각하기도 힘듭니다!), 또한 그 방법도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 주님에게는 모든 길과 방법이 있습니다. 우리 주님께서 그 많은 수() 중에서 하나만 우리에게 주셔도 우리의 삶은 풍성해집니다. , 주님! 우리가 주님의 지혜를 구합니다. 무엇보다 우리가 그냥 주님 안에서 살기를 소망합니다.

  • 시편 40:5 여호와 나의 하나님이여 주께서 행하신 기적이 많고 우리를 향하신 주의 생각도 많아 누구도 주와 견줄 수가 없나이다 내가 널리 알려 말하고자 하나 너무 많아 그 수를 셀 수도 없나이다
  • 시편 139:17-18 하나님이여 주의 생각이 내게 어찌 그리 보배로우신지요 그 수가 어찌 그리 많은지요. 내가 세려고 할지라도 그 수가 모래보다 많도소이다 내가 깰 때에도 여전히 주와 함께 있나이다.
  • 이사야 55:8-9 이는 내 생각이 너희의 생각과 다르며 내 길은 너희의 길과 다름이니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이는 하늘이 땅보다 높음 같이 내 길은 너희의 길보다 높으며 내 생각은 너희의 생각보다 높음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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